0교시 수업 폐지 흐지부지 안전체험관 건립 기약없어
0교시 수업 폐지 흐지부지 안전체험관 건립 기약없어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5.05.28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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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교시 수업, 하교시간 지연 불만 … 6곳서만 시행

안전체험관, 건립부지도 확보 못해 … 추진 불투명
김병우 충북교육감이 ‘신나는 학교, 행복한 교육’을 앞세워 취임한 지 11개월이 됐지만, 공약 이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7월1일 김 교육감은 취임한 지 3일 만에 가장 먼저 결재한 0교시 수업 폐지는 사실상 공약 취지와 달리 반년 만에 일선 학교 현장에서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김 교육감의 핵심 공약인 0교시 수업 폐지의 취지는 정규수업 전 수업 전면 중단과 아침 활동을 명목으로 한 학생의 조기 등교를 금지해 학생들의 수면권을 보장하고, 이른 등교로 아침을 거르는 학생을 위해 아침 식사권을 보장하기 위함이다.

도교육청은 0교시 수업 폐지 이후 9시 등교가 확산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학교 현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도교육청 지침에 따라 당시 오전 9시로 등교시간을 늦췄던 청주 모 고등학교는 지난해 2학기 등교시간을 30분 앞당겼다.

0교시 수업을 방과후로 조정하다 보니 학생들의 하교 시간이 늦어져 학부모들의 불만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또 다른 고등학교는 지난해 2학기 ‘9시 등교’를 강행했지만 학교 구성원의 지속적인 요구로 올 1학기부터는 등교시간을 오전 8시30분으로 조정했다.

도내 185교 가운데 현재 ‘9시 등교’를 시행하는 학교는 6곳에 불과하다. 지난해 7월 초 김 교육감의 지침으로 ‘9시 등교’를 결정했던 도내 12개 중·고등학교 가운데 절반만 9시 등교를 이행하고 있는 셈이다. 오전 9시 등교를 유지하고 있는 학교 중 4곳은 학생들이 100% 기숙사 생활을 해 등교시간 조정에 큰 의미가 없거나 통학버스 시간 등으로 인해 ‘9시 등교’가 불가피한 곳이었다.

한 학교 관계자는 “0교시 수업을 폐지해도 방과후에 수업을 보충해야 하기 때문에 아랫돌을 빼서 윗돌을 끼우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학교 평화 프로젝트를 통해 폭력 없는 학교를 만들겠다며 내세웠던 충북안전체험관 건립도 아직 부지조차 확보하지 못했다.

충북안전체험관은 당초 청주 주성중 옛 부지에 진로진학센터 본원과 함께 설치되는 것으로 추진됐었다.

하지만 충북도가 대형재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도민의 대처능력을 높이기 위해 청주시 소유 부지인 월오동 일원 2만 5623㎡에 260억원(국비 130억, 지방비 130억)을 들여 재난안전체험관 건립을 추진하면서 도교육청은 현재 중부(음성, 충주, 제천)지역에 설치할 안전체험관 부지를 물색 중이다. 그러나 마땅한 부지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사업이 불투명한 상태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올 하반기 시행하는 교육부 사업 공모에 선정되면 79억 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안전체험관을 만들 계획”이라며 “하지만 폐교는 접근성이 떨어지고, 시내 부지는 가격이 비싸 현재 잉여부지를 찾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꿈을 키워주기 위해 공약으로 내세웠던 권역별(본원, 북부, 중부, 남부) 진로진학지원센터 건립은 삽조차 뜨지 못했다.

진로진학지원센터 본원은 청주주성중이 지난해 2학기 율량 택지지구 이전이 예정돼 취임 이후 주성중 옛 부지 활용방안을 모색했지만 최근 청주농업고 유휴부지로 선회하면서 이 사업 역시 이렇다할 진척이 없는 상태다.

청주농업고 유휴부지 활용방안도 타당성 조사를 위해 추경 예산에 4000만원을 반영했지만 도의회 통과가 안되면 해를 넘길 가능성이 크다.

/김금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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