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창업 지원시스템 … 벤처기업 요람이 되다
똑똑한 창업 지원시스템 … 벤처기업 요람이 되다
  • 이재경 기자
  • 승인 2014.12.25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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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시티를 가다 <5>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 플러그앤플레이
▲ 플러그앤플레이 본사 전경. 미국 스타트업 기업들의 요람으로 이곳에서 페이팔, 스카이프 등이 탄생했다.

2006년 설립  후 300개 대기업·180개 투자회사와 제휴

8년 동안 입주한 벤처기업들에 25억달러 투자 유치 성공

페이팔 등 모태 … 실리콘밸리 창업 생태계 키스톤 종 역할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실리콘밸리는 반도체산업을 기반으로 한 첨단 IT과학기술연구단지로 잘 알려져있다.

하지만 이젠 다른 별칭을 갖게 됐다. 스타트업(Strat Up, 창업을 초기의 신생 벤처기업을 일컫는 용어)의 천국, 세계 최대의 벤처기업 육성 단지로 더 유명해지고 있다. 바로 미국의 오늘을 있게한 원동력인 셈이다.

실리콘밸리가 스타트업의 천국으로 불리는 이유는 창업을 지원하는 뛰어난 시스템이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신생아 상태인 스타트업을 인큐베이터(Incubator, 창업보육기관)에서 돌보고 이후 액셀러레이터(Accelerator,가속장치: 벤처 기업이 어느 정도 걸음마단계에 접어들면 더 발전하도록 초기 창업 자금을 대주고 지원하는 기업이나 펀드를 말한다)에서 걸음을 걷게하고 최후에 VC(Venture Capital, 벤처캐피탈)가 본격 투자에 나서는 벤처기업 육성시스템이 아주 잘 발달돼 있다.

그 중심에 플러그앤플레이 테크센터(Plug & Play Tech Center, 이하 플러그앤플레이)가 있다. 실리콘밸리 써니베일에 본사를 둔 플러그앤플레이는 2006년 설립됐다. 실리콘밸리의 중심에서 전문 창업보육회사로 문을 연 뒤 페이팔(Paypal), 스카이프(Skype), 드롭박스(Dropbox) 등을 양성한 세계적인 인큐베이터 기관이다.

▲ 플러그앤플레이 2층 사무실. 탁 트인 공간이지만 입주기업들의 자사에 배정된 사무용 책상에서 전혀 소리를 내지않고 업무를 보고 있다. 맨 앞이 한국인 벤처기업.


이 회사는 창업초기의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최적의 지원을 한다.

구글, MS, 페이팔 등은 물론 한국의 삼성과 LG 등 세계 300여개 기업들과 제휴를 맺고 180개 VC, 정부, 학계와의 관계를 바탕으로 스타트업이 성장하도록 돕고 있다.

엑스포와 캠프(Camp, 투자 설명회가 열리는 회합)를 열고 스타트업을 끌어들여 전문 투자사들과 인연을 맺게 하고 직접 투자도 한다.

구체적으로 벤처기업이 투자자들로부터 펀딩(Funding)받을 수 있도록 연결을 시켜주거나 데이터센터가 완비된 회사 내 오피스 대여, 벤처기업에서 적절한 인재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경영에 필요한 멘토링, 각종 법, 회계, 홍보 서비스 등을 지원한다. 이른바 실리콘밸리 생태계의 ‘키스톤 종’(keystones sp ecies·생물 간의 상호작용과 다양성 유지에 도움을 주는 종)의 역할을 하고 있다.

▲ 플러그앤플레이 1층 안내데스크에 부착된 협력제휴사 명패. 한국의 대기업도 눈에 띈다.

플러그앤플레이가 공짜로 창업 벤처기업들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일정액의 사무실 임대료, 정보료, 전기료 등을 받는다. 그러나 입주 기업들은 6개월 동안 자신들의 기술과 아이디어를 컨설팅 받아 다듬고 정리해 이후 정기적으로 투자자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갖는 기회를 갖게 된다. 또 전 세계 기업들의 투자자 경향이나 기술 변화상을 알기 위해 연수를 받기도 한다.

이 과정은 매우 중요하다. 1~2인 창업, 3~5명의 소규모 창업이 가능한 요즘 트렌드에서 창업 기업들은 매우 저렴한 비용으로 투자를 유치할 기회를 갖게된다.
 

▲ 플러그앤플레이 현관입구에서 회사 관계자가 설립 목적과 연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창업 생태계가 부러운 건 대기업들이 이들 스타트업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신생 벤처 기업이 우수한 기술력을 갖고 있으면 이를 그대로 인정해주고 상응하는 대우를 해주거나 스스로 발전할 수있도록 지원해준다. 이런 생태계에서 구글이나 페이팔, 스카이프같은 세계적인 IT 선도기업이 태어났다.

신생 기업이 자신들(대기업)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면 부품을 납품하도록 하고 거래관계를 맺다가 나중에 흡수해 버리는 게 다반사인 한국의 IT산업 생태계와는 전혀 다르다.

플러그앤플레이에 입주한 한국인 김모씨(46)는 “‘한국에는 삼성과 LG만 남게될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이곳 입주 기업들 사이에서 농담으로 떠도는 실정”이라며 “실리콘밸리의 창업 환경이 부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한국의 현실이) 씁쓸하다”고 말했다.

“벤처기업이 삶의 환경 바꿔줄 수 있다는 가능성에 투자”
인터뷰 / 아미디 사이드 플러그&플레이 설립자·대표

 

“우리는 매년 120여개 신생 벤처 기업을 입주시킨다. 구글, 애플이 여러분들의 생활을 바꿀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래서 벤처 기업들이 사람들의 생활을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에 돈을 투자한다”

아랍계 미국인인 플러그앤플레이 설립자 아미디 사이드씨(Ami di Seed)는 “회사를 찾는 신생 기업과 투자처를 찾는 사람들 모두가 상생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미래의 구글을 꿈꾸는 창업자들과 이익을 얻으려는 투자자 모두에게 기회의 장소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벤처기업은 투자자를 만나기 어렵고, 투자자는 리스크를 줄일 수 방안을 찾는 기업 환경에 착안해 회사를 설립했다”고 말한다.

또 그는 “엔젤 투자자들을 비롯 MIT나 스탠퍼드, 버클리 등 우수한 대학의 교수 및 학생들과 전 세계에 떠오르는 기업 등 그 모든 기술과 아이디어를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여기”라고 말했다.
 <끝>

/천안 이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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