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취업설명회에 노인 일자리가 없다
노인취업설명회에 노인 일자리가 없다
  • 김현정 기자
  • 승인 2006.10.19 09: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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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드렛일 대부분… 입에 맞는 일자리 꿈도 못꿔
   
▲ 노인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인취업설명회가 18일 청주시 흥덕구청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노인들이 일자리를 찾기 위해 세심하게 손으로 구인란을 살피고 있다./전경삼기자
충북도가 고령화 사회를 맞아 시·군을 순회하면서 노인일자리 취업설명회를 열고 있으나 생색내기 수준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18일 청주 흥덕구청에서 개최된 노인일자리 설명회에는 700여명의 노인들이 참가했으나 사람을 찾는 일자리가 스티커부착, 주방보조, 가사도우미, 과수원 관리 등 흔히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는 허드렛일만 있어 행사장을 찾은 노인들이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날 교육계에 종사하다 은퇴한 후 행사장을 찾은 양모씨(68·청주 용암동)는 "나이먹어 집에만 있는 것이 건강에도 나빠 설명회를 찾았지만 힘든 육체적 노동력만 필요한 일들 뿐이라 아쉽다"며 "앞으로 5~6년은 거뜬히 일할 수 있는 데도 노인들이 설자리가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이름을 밝히기가 쑥스럽다는 조모씨(69·청주 서문동)는 "가정살림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까 나왔는데 한달에 10만~20만원 주는 단순노무직만 수두룩하고 돈 좀 벌 수 있는 일은 힘에 부쳐 못할거 같아 속상하다"며 "노인들을 위한 취업설명회가 맞는지 의문이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또 지난달 28일에 개최된 제천 노인취업설명회에서는 4000~5000명의 노인들이 찾아 발디딜틈 없는 성황을 이뤘으나 공공부문을 제외한 민간부문의 채용예정인원이 209명에 불과했으며 현재 취업이 확정된 인원도 81명에 머물고 있다.

이같은 원인은 노인 일자리 요구 직종이 운전, 판매, 환경미화, 식당보조 등 단순노무직이 대부분으로 고급노인인력을 활용한 사무경영, 교육사회복지, 보건의료부문까지 확대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충북도의 경로복지담당은 "지난해 처음으로 실시한 노인일자리창출 사업은 아직 걸음마 수준으로 이번에 도내 각 지역에서 열리는 취업설명회 성과가 좋으면 지속적으로 개최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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