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전한 이가을 시 한편이 채워
허전한 이가을 시 한편이 채워
  • 연숙자 기자
  • 승인 2006.10.13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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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무영 시인, '붉은 잔을 든 나뭇잎' 출판
가을에 만나는 좋은 시 한편은 가을들판처럼 마음을 풍요롭게 만든다.

봄을 지나 가을로 이행하는 자연변화를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을 담아낸 시를 만나면 더욱 그렇다.

오무영 시인의 시집 '붉은 잔을 든 나뭇잎'은 인생의 여정을 차분하게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가을을 닮아있다. 일상적이고 평범하면서도 작가가 지닌 인식을 독특한 자기만의 시어로 풀어내고 있다. 시 '갈증'을 살펴보면 작가의 서정적 시어들을 한껏 느낄 수 있다.

마지막 붉은 잔을 든 나뭇잎

그 깊은 눈빛 이야기는 들리지 않고

만져도 마셔도 채워지지 않는 것

어둠은 빈자리 메우며 문밖에서 서성거린다.

-갈증

백운복 문학평론가는 "오무영 시인의 가장 큰 장점은 시각과 청각은 물론 촉각적인 감각적 이미지까지를 다양하게 활용하며 시어가 지니는 탄력과 이미지를 조형하는 능력이다"고 말하고 "한 편의 시에 여러 개의 이미지가 포함되어 있으면서 이들을 상호 유기적인 맥락을 이루어 하나의 작품으로 통합되어 공감을 얻고 있다"고 평했다.

시인의 첫 시집이기도 한 '붉은 잔을 든 나뭇잎'에는 70 편의 시가 담겨있다. 시는 주제에 따라 1장 꽃잎이 지던 날, 2장 허수아비, 3장 자국 난 캠퍼스, 4장 갈증, 5장 신호등, 6장 캘거리의 추억, 7장 네게로 가는 길 등으로 분류해 엮었다.

오 시인은 "시집을 출간하려 시를 다듬다 보니 지나온 시간에서 변질된 나를 발견하고 원고를 줄여 책을 냈는데, 기쁨도 있지만 내 것이 없어진 느낌때문에 허탈하고 또 글도 부족해 부끄럽기도 하다"면서 "이번 시집은 그동안 시쓰기를 정리하는 작업이었으며, 앞으로 주어진 시간을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생각했을 때 큰 욕심부리지 않고 문학과 그림 그리는데 부끄럽지 않게 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시인은 충북대학교 교수를 퇴임하고 현재 청주문인협회, 내륙문학회, 서정의 눈빛, 새한국문학 회원으로 왕성한 문학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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