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 한획 한획 감성·표정을 담아내다
글자 한획 한획 감성·표정을 담아내다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3.09.25 1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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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가 이희영 개인전
28일까지 충북문화관

직접 만든 한지에 작업

'상' 주제 작품들 선봬

“문자가 가지고 있는 의미를 나타내고자 했습니다. 잘 쓰는 글씨보다는 문자 안에서 따뜻함과 같은 표정을 담고자 했습니다.”

서예가 이희영씨의 개인전이 충북문화관에서 28일까지 열린다.

‘상’이란 주제로 선보이는 작품들은 서예에서 한발 나아가 문자에 표정을 담았다. 웃는 얼굴, 미소진 얼굴, 개구진 웃음까지 다양한 문자로 보여준다.

낙관을 활용한 작품도 있고, 사진 작품에 한글 서체로 조화를 이룬 현수막 작품도 엿볼 수 있다. 아름다운 문장에 이 작가의 독특한 서체가 어우러져 있다. 서예가로 20여 년 전념한 작가의 노력은 자신만의 예술세계로 빛을 발한다.

“오랫동안 작품을 준비해왔기에 새로운 작품 속에는 익숙한 작품도 있을 것”이라며 “예술은 과정이지 전시를 위해 그때만 작업하는 것이 아니기에 작업의 연장 선상에서 고민한다”고 들려줬다.

예술도 기록이라는 말처럼 숙련된 작가의 작품은 글자 한 획 한 획에서 보는 이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느껴진다.

이번 작품에선 이 작가가 직접 만든 한지도 볼 수 있다.

“대학 때부터 내 글씨는 내가 만든 종이에 써보자는 오기가 있었다. 그 생각으로 닥나무를 심고 채취해 한지를 만들었다”며 “대부분 글을 쓰면서도 재료인 한지는 잘 모른다. 재료에 따라 그 위에 올려지는 글은 느낌이 다르다. 내가 원하는 글씨를 쓰기 위해 한지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만든 종이 위에 자신이 원하는 글을 쓰고 싶다는 게 이 작가의 생각이었다. 이는 이번 전시 주제처럼 ‘상’을 가능하게 한다. 세상의 모든 것은 유기적 관계 속에 놓여 있다는 자연철학이다.

“글씨도 글씨가 품은 뜻도,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도 다 관계이다. 관계 속에 의미가 생겨난다. 작품에는 자연의 감성을 담아내고, 사람의 감성을 담아 관계가 드러나도록 표현하려 했다”면서 “작업은 현상에 집착하지 않고 삶과 자연에서 얻어진 지혜를 바탕으로 내면을 채우고자 노력했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미원의 시골 작업실에 묻혀 연을 기르고 닥나무를 기르고 이를 서예작품으로 펼쳐보이는 이희영 작가.

“흙에서 배운 진심을 노력만큼 얻어진 종이에 얹었다”는 작가의 마음이 전시장에서 올 곳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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