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부동액 물로 착각… 공사장 관리부실 논란
또 부동액 물로 착각… 공사장 관리부실 논란
  • 오태경 기자
  • 승인 2012.12.26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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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끓여먹은 인부들 구토·복통 등 사고 잇따라
지난달 충북 제천 대학 기숙사 공사현장에서 근로자 7명이 물과 혼합한 부동액으로 끓인 라면과 커피를 먹고 의식을 잃고 쓰러진 사건이 발생한지 불과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지난 23일 경기도 파주 군부대 막사 신축공사 현장에서 똑같은 사고로 인부 7명이 복통과 구토증상을 보이며 병원으로 후송됐다.

앞서 지난 1월에는 전북 고창군 빌라 신축 현장에서 인부 8명이 부동액이 든 물로 컵라면을 끓여 먹다 병원으로 후송돼 1명이 숨지기도 했다.

이처럼 공사현장에서 부동액(방동제)을 물로 착각하고 섭취해 일어나는 사고가 발생하자 공사현장의 관리감독 소홀과 안전불감증이 도마에 올랐다.

공사현장에서 사용하는 부동액은 통상 겨울철 시멘트와 모래를 섞을 때 필요한 물이 얼지 않도록 하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이런 부동액을 사람이 섭취할 경우 에틸렌글리콜이란 성분 때문에 급성신부전증을 야기하는 등 섭취량에 따라서는 사망에까지 이를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산업안전보건공단은 부동액 제조업체들에 부동액을 유색으로 하도록 권유하는 등 부동액 섭취로 인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공단 관계자는 “제조업체에 부동액을 유색으로 해달라고 요청해 제조업체에서 생산되는 부동액 원액은 보통 오렌지색이나 우유같은 흰색을 띄고 있어 물과 구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면서 “이 외에도 부동액을 많이 사용하는 업체를 상대로 부동액의 위험성과 관리에 대한 안내공문과 스티커를 제작해 보내는 등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부동액 원액이 유색이라 하더라도 물과 섞이면 색이 옅어지는데 보통 공사현장에서 물과 부동액의 비율을 10:1정도로 하기 때문에 결국 물과 섞인 부동액은 거의 물처럼 보이기 때문에 실효성이 적다는 지적이다.

결국 공사현장에서의 철저한 관리감독과 현장 인부들의 인식이 중요하지만 실제 현장에선 이런부분이 철저하게 지켜지기 어렵다는 것이 현장 인부들의 설명이다.

공사현장에서 일하는 인부 A씨는 “(부동액)원액통은 너무 커서 그대로 사용하기는 힘들어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페트병에 쓰는 것”이라며 “현장에서 오래 일한 사람들은 그냥 봐도 부동액을 구분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공단 관계자는 “아무리 물과 섞여 색이 옅어졌다 하더라도 자세히 보면 구분이 가능하다”며 “현장에 있는 분들이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인다면 이런 사고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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