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의 익숙함 그리고 새로움
프로야구의 익숙함 그리고 새로움
  • 정규호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비엔날레부장>
  • 승인 2012.10.18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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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정규호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비엔날레부장>

우리나라 프로야구가 정규시즌을 마무리하고 최종 우승자를 가리기 위한 '가을야구'의 뜨거운 열기를 펼치고 있다.

군사 독재시절 태동한 한국 프로야구는 이때문에 국민 우민화의 수단이라는 의심을 받기도 했으나 지금은 한 시즌 관객이 700만명을 훌쩍 넘기며 최고 인기종목 스포츠의 자리를 확고하게 차지하고 있다.

한국 프로야구는 특히 그동안 스포츠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젊은 여성들이 대거 경기장을 찾는 사회현상마저 나타나면서 인기의 강도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한국 프로야구는 각 팀별 연고지를 갖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이때문에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로 이어지는 '가을야구'에 끼지 못한 하위팀과 그 팀이 연고지로 삼고 있는 지역 주민들의 입장에서는 부러움의 대상이 된다. 그리고 그런 질투는 내년 시즌의 더 나은 성적을 다짐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올 시즌을 초라한 성적으로 마감한 각 구단은 상위권 팀들이 '가을야구'를 즐기면서 국민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사이, 감독을 새로 선임하거나 실력이 좋은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골몰하는 한편 알찬 전지훈련 계획을 세우며 절치부심한다.

충남·북과 대전을 연고지로 삼고 있는 한화 이글스는 올해 참담한 성적으로 꼴찌에 그치고 말았다.

한때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거머쥐기도 했던 한화 이글스는 국내 최고를 뛰어넘어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 것이라는 왼팔 투수 류현진을 비롯해 전설의 박찬호와 뛰어난 타격 능력을 보유한 김태균 등 타의 추종을 불허할만한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도 몇년째 성적은 신통하지 않고 있으니 결국 시즌 중에 전격 감독이 교체되는 파란을 겪기도 했다.

그런 한화 이글스가 시련과 실패를 극복하기 위해 선택한 것은 백전노장 김응룡 감독을 선택한 것이다.

야구팬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겠지만 김응룡감독이 누구인가.

해태 타이거스 시절 연거푸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음은 물론 라이벌인 삼성 라이온스의 감독과 사장을 두ㅡ루 거치면서 한국 프로야구의 흥행을 견인한 전설이 아닌가.

김응룡, 그가 한국 프로야구의 지휘봉을 잡았던 기간은 1983년 해태를 시작으로 2004년 삼성에 이르기까지 무려 22년이나 되며 그 기간동안 모두 10차례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런 전설적 인물이 한화 이글스의 사령탑을 맡게 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연고지인 충남·북과 대전의 지역주민은 물론 모든 야구팬의 가슴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하다.

올해 71세의 고령인 김응룡 한화 이글스 신임 감독은 어쩌면 우리에게는 '익숙함'이다.

올 시즌 한화와 오십보 백보 신세를 면하지 못하면서 역시 시즌 중 감독 경질이라는 초강수를 두기도 했던 넥센은 한화의 김응룡 감독 선임 발표 이틀 뒤 염경엽 신임 감독의 선임을 공식 발표했다.

올해 나이 44세인 염경엽 넥센감독은 어지간한 야구팬들 조차 고개를 갸우뚱 할 만큼 잘 알려진 인물은 아니다.

김응룡 한화감독 처럼 화려한 선수생활이나 감독 경력을 찾아볼 수 없는 것이 염감독의 이력이다.

염감독 역시 야구선수로 활약하기는 했다. 10년 동안의 선수생활은 초라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주목을 끌지 못한 '잡초'다.

지난 2000년 선수생활을 은퇴한 후 지도자라는 소위 엘리트 코스를 거치지 않고 구단 운영 팀에서 일했으며. 그 뒤로도 주로 2007년 현대 수비코치, 2011년 LG 수비코치, 그리고 올 시즌 넥센의 작전·주루코치를 맡은게 고작이다.

염감독은 뛰어난 소통 능력이 있다는 평가로 인해 지휘봉을 거머쥐었는데, 그런 염감독은 말 그대로 '새로움'이다.

2013년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의 주제는 '익숙함 그리고 새로움'이다. 노련한 경륜을 갖고 있는 노장의 익숙함과 젊은 패기의 새로움이 내년 프로야구의 재미를 예고하고 있는 만큼, 다가올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도 기다려 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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