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8월 그리고 올림픽
대한민국의 8월 그리고 올림픽
  • 남경훈 기자
  • 승인 2012.08.07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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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남경훈 취재1팀장(부국장)

대한민국의 8월은 '불휴대올무'이다. '불황, 휴가, 대선, 올림픽, 무더위' 5개의 키워드가 지배하고 있다.

사상 유래없는 불황속에 짜증나는 폭염은 그칠지 모르고 예비전력마저 위태롭다. 개인회생신청이 사상 최고치로 최악의 불경기에 휴가를 맞았어도 양극화로 가장들은 심적 부담만 크다. 그래도 나라를 이끌 훌륭한 대통령을 뽑기 위해 눈을 씻고 찾아보지만 흡족하지 않다. 대신 공천헌금 등 고질병이 또 터지면서 정치 혐오증만 커진다.

참으로 짜증스런 8월이다.

그나마 불황과 무더위, 정치에 지친 국민들은 오심파동을 이겨낸 올림픽선수들의 연이은 승전보에 하루하루를 위안 삼고 있다.

올초 경제가 하반기에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여전히 비관적이다. 이에 기업은 투자를 급격히 줄이고,국민들도 지갑을 꽁꽁 닫았다.

대표적으로 세계 4위 철강기업인 포스코마저 최근 설비 투자 규모를 지난해 5조7000억원에서 올해 4조2000억원으로 줄였다.

지역 경제도 아우성이다. 대기업 백화점을 비롯 각종 유통업체들이 물밀듯이 밀려오면서 토착상권 붕괴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또 대형마트들은 일요일 영업을 재개한다. 이제 무엇을 해 먹고 살아야할지 막막하다며 자영업자들은 망연자실이다.

여기에 휴가도 양극화를 보이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의 해외여행 인파가 연일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반면 지갑이 가벼운 서민들은 폭염 속에 근근이 여름을 나고 있다.

반면 '88만원 세대'는 휴가에 엄두도 못 내고 있다. 비정규직의 경우 대부분 '무급휴가'인데다 일 못하는 날 만큼 월급이 깎여 울상이다. 이에 가난한 이들은 밤마다 도심 내 캠핑족으로 변모, 알뜰 피서에 여념이 없다.

이런 판국에 국민의 시름을 달래줘야 할 정치권은 오히려 역주행하고 있다. 여야 10명의 대선주자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연일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현재도 0~2세 영유아무상보육지원금 조차 미련치 못해 지자체와 정부의 갈등이 심각한 수준에서 대부분 빛좋은 개살구, 재정이 뒷받침되기 어려운 공약들이 적지 않다.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은 국공립 어린이집을 매년 50개씩 늘린다고 발표했다. 정부가 매년 40개 안팎을 추가로 짓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전혀 새롭지 않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은 국공립 보육시설의 분담률(현재 10%수준) 을 40%로 높이고 손학규 상임고문은 50%로 높이겠다고 공약했다. 분담률이 50%라는 것은 약 8000여개를 더 지어야 한다. 최대 8조원이 들어간다. 실현성에 의문이 드는 공약들이다.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의 총선 공천헌금이 터져나온다. 논란속에서도 고질병이 도졌다는 지적이다. 우리 정치는 역시 안된다는 부정적 여론만 팽배하다.

열대야가 10여일째 이어지고 있다. 수십년만에 최고 기온을 갈아치우고 있다. 농작물은 타들어가고 예비전력은 간당간당한다. 이러다가 정전이라도 되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불안하기만 하다.

불황과 폭염에 지친 국민들에게 태극전사들의 올림픽 소식이 그나마 힘이 되고 있다.

제30회 런던올림픽에서 한국은 7일 금메달 11개와 은메달 5개, 동메달 6개를 획득해 부동의 4위 굳히기에 나서고 있다.

국민들은 올림픽 초반 오심으로 분노에 빠졌다. 그러나 양궁과 유도, 사격을 비롯 금메달에 한이 맺혔던 펜싱, 체조까지 승전보가 이어졌고, 축구는 4강 신화를 쏘아 올렸다. 우리에게 희망과 용기를 준 올림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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