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 아래서, 즐기는 독서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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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2.08.02 1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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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이달의 읽을 만한 책' 선정
개구리·근대의 가족, 근대의 결혼 등 10개 분야 10종

연일 폭염이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르고 만사가 귀찮은 시기다. 시원한 물가나 그늘이 눈에 선하다.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고 곳곳이 사람들의 인파로 북적인다. 더위로 책장마저 넘기기 힘들어지지만 책 한권을 읽으며 피서를 즐기는 것도 무더위를 극복하는 방법이지 않을까.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2012년도 '8월의 읽을 만한 책'으로 문학, 예술, 아동, 역사 등 각 10개 분야별 도서 10종을 선정했다. 좋은책선정위원회가 독서 문화의 저변 확대와 양서권장을 위해 매달 선정하고 있는 이달에 읽을 만한 책을 선정위원의 추천과 함께 소개한다.

◇ 개구리/모옌/민음사

이 책은 중국의 산아제한 정책에 숨겨진 비극을 그린 소설이다. 영화 '붉은 수수밭'의 작가이자 중국 최초의 노벨 문학상 후보로 꼽히는 모옌의 소설로 이 작품은 중국 가족계획 정책의 이면에 숨겨진 가슴 아픈 현실을 그리고 있다. '개구리'는 1971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후 지금까지도 중국인들의 삶에 고통을 주고 있는 '계획생육'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

'한 가족 한 자녀'라는 모토 아래 무리한 인구 억제 정책을 위해 임신중절 수술과 정관 수술을 담당하며 '살아있는 염라대왕'이라는 악명을 떨친, 주인공의 고모를 통해 인권(人權)과 국권(國權), 집단과 개인의 갈등을 현실의 장(場)에서 리얼하고도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엄청난 번식력을 상징하는 개구리의 특성을 현실과 연관지어 편지글의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소설처럼 읽히며, 마지막에는 9막짜리 극본이 덧붙여져 있다.

◇ 근대의 가족, 근대의 결혼/ 김경일/푸른역사

결혼은 일생일대의 큰 사건이다. 두 사람이 하나가 되어 출발을 알리는 것이 바로 결혼이다. 결혼을 통해 가족을 이루어가는 공동체의 모습은 시대를 막론하고 주요 관심사이기도 하다.

이 책은 20세기 초 한국의 결혼 풍경을 엿볼 수 있다. 1920년에서 1930년대 한국의 가족과 결혼을 둘러싼 다양한 풍경들을 개인의 생애사의 순차적 전개를 염두에 두고 '결혼, 가족, 이혼, 대안과 비전'의 네 부분으로 나누어 구성해 보여준다.

지금과는 다른 환경속에서 살아온 선조들의 결혼과 가족, 이혼 등에 대한 생활 풍속도를 개인과 가족과 민족의 상호 관계로 엮어 고찰하고 있다. 특히 이 시기의 교육받은 신여성들이 결혼과 가족에서 당면한 문제들에 관한 심층적 이해와 역사적 통찰을 제시했다.

◇ 섬마을 스캔들/김연진/살림어린이

이 책은 초등학교 고학년을 위한 '살림 5ㆍ6학년 창작동화 제7권 -섬마을 스캔들'이다. 김연진 작가의 첫 번째 장편동화다. 엄마가 돌아가신 후 보육원에 맡겨졌던 경험이 있는 소녀 '다율이'가, 아빠와 새엄마와 떨어져 새 외할머니와 함께 살기 위해 섬 '온도'로 건너와 온도 분교에 다니면서 한 뼘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아냈다.

다율이는 섬에서 친구도 사귀고, 외할머니의 다정함도 맛보고, 마음의 안정을 찾는다. 그러나 얼마 안 있어 섬마을 분교는 학생 수가 적다는 이유로 폐교될 위기에 처한다.

처음으로 따뜻한 정을 갖게 된 온도를 떠나고 싶지 않은 다율이는 폐교 구출 작전을 세운다. 문맹인 섬마을 할머니들을 폐교의 신입생으로 맞아들이는 작전이다.

다소 엉뚱한 발상이지만 폐교 위기가 닥친 학교를 살리려는 할머니들의 통쾌한 반란은 세대 간의 교감부터 따뜻한 우정, 귀중한 가족애뿐 아니라, 공부를 할 수 있는 환경의 소중함 등을 일깨운다.

◇ 왕의 얼굴/조선미/사회평론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삼국 군주의 초상화를 통해 당시 시대상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당대 최고의 화가들이 국가적 지원 아래 만들어낸 최고의 작품인 군주의 초상화를 담았다.

저자는 같은 듯 다른 한국ㆍ중국ㆍ일본 동아시아 삼국의 군주 초상화를 역사적ㆍ시대적 배경과 함께 해설한다. 기본적인 작품에 대한 해설과 작품 속 주인공, 그 주인공이 펼치는 역사적 행위들과 그것이 빚어내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한국과 중국, 일본을 넘나들며 풀어내고 있다.

우리나라 왕의 초상이 대체로 객관적인 사실 그대로의 얼굴 묘사에 근거하고 있는 것에 반해, 중국의 황제 초상에는 다른 인물로 꾸민 분장초상화가 있어 흥미를 끈다. 때로는 세속적인 인물로 때로는 종교적인 존재로 분장한 황제의 모습에는 당시의 현실에서 중국이 대면해야 할 과제가 숨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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