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다발 FTA, 속도조절 선회
동시다발 FTA, 속도조절 선회
  • 충청타임즈 기자
  • 승인 2006.07.19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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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이후… EU·캐나다·인도 등 50개국 협상 추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협상 이후 유럽연합(EU), 캐나다, 인도와의 FTA에 대해 속도를 늦춰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최근 한·미FTA에 대한 반대 여론이 거세짐에 따라 개방속도를 조절하는 쪽으로 정책방향 선회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정부는 내년까지 15개국과의 FTA 발효를 목표로 30~50개국과의 동시다발적 협상을 추진해왔다.

18일 재정경제부 등에 따르면 재경부 자체평가위원회는 최근 상반기 실적평가 회의에서 "동시다발적 FTA 추진은 내실있는 추진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며 "단계적 추진을 통해 학습효과를 쌓을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재경부 자체평가위원회는 또 FTA를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과정에서 선행사례를 참고하는 등의 작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지난 6일 발표한 '2006년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에서도 "중국, 일본과의 FTA는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 협상 여부를 신중히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 일본과의 FTA 추진을 기정사실화하던 기존 방침에서 다소 후퇴한 입장이다.

이와 관련, 진동수 재경부 제2차관은 "한·미FTA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역량이 한쪽으로 지나치게 쏠리는 현상이 나타났다"며 "페이스 조절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한·미FTA 추진 과정에서 거센 반대 여론에 부딪힌데다 관련업무에도 과부하가 걸리는 등 부작용이 적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당초 정부는 참여정부 임기 내인 오는 2007년까지 15개국과의 FTA를 발효키로 하고, 이를 위해 캐나다, 인도, EU, 일본 등의 동시다발적 협상을 준비해왔다.

정부는 이미 캐나다, 인도와 FTA 협상에 들어간 상태다. EU와는 하반기 중 FTA 추진 검토를 위한 예비점검 회의를 가질 예정이었다. 일본과는 농산물 개방 문제로 교착상태에 빠진 뒤 협상 재개를 추진해왔다. 중국과는 FTA를 위한 민간차원의 공동연구가 진행 중이다.

한편, 정부는 미국과의 FTA는 당초 계획대로 내년 3월말 타결을 목표로 조속히 추진할 계획이다. 미 의회가 정부에 부여한 무역협상권한(TPA)이 내년 6월말 만료를 앞둔 가운데 TPA가 연장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한 정부 고위관계자는 "부시 행정부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아 미국은 곧 대선정국에 들어설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미 의회가 정부에 TPA를 연장해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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