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감동' 通했다
'웃음+감동' 通했다
  • 노컷뉴스 기자
  • 승인 2012.06.12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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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안녕하세요' 고민 소통의 장
시청자 사연 소개 … 위로·해결까지

최재훈 "단순 재미 외 따뜻함 담아"

"단순히 웃기는 줄만 알았는데 정말 따뜻한 프로그램이다. 이런 프로그램이 오래 가야 한다", KBS 2TV '안녕하세요'에 게스트로 출연한 가수 최재훈의 말이다.

지난 2년간 자신과 눈도 안 마주치고 말도 안 하는 아들 때문에 고민인 엄마가 11일 방송된 '안녕하세요'를 찾았다. 아들은 방송을 통해 처음 어렵게 사연을 털어놓았고 엄마는 물론 MC들과 방청객들까지 눈물을 글썽였다. 감정의 골이 깊었던 모자가 서로를 이해하고 뜨거운 포옹을 나누는 모습은 감동적이었다.

'안녕하세요'는 저마다의 고민을 안고 있는 사람들이 출연하는 예능프로그램이다. 기본적으론 방청객들의 투표를 통해 누구의 고민의 강도가 더 센가를 겨룬다. 이 외에 특별히 자극적인 장치들이 없어도 기상천외한 고민들과 MC들의 재치 있는 소개만으로 재미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위의 사연처럼 웃음 이상의 감동을 주기도 한다.

이날 엄마 이영희 씨는 "'말 없는 친구' 사연을 보고 '안녕하세요'의 힘을 빌려보고자 사연을 보냈다"고 말했다. '말 없는 친구' 고민은 어린 시절 상처로 말문을 닫아버린 친구를 걱정하는 친구들의 우정이 돋보였던 사연이다. 이 씨는 말문을 닫아버린 친구가 사연을 털어놓고 상처를 극복한 모습에 희망을 발견한 것이다.

최재훈의 말처럼 '안녕하세요'가 웃기는 것 이상의 힘이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씨는 자신의 바람대로 지푸라기를 잡았다. 아들 종구 군은 학창시절 겪었던 학교폭력에 대해 털어놓으며 "어느 순간 엄마에게 날 괴롭혔던 친구의 모습이 보였다. 상처를 몰라주는 엄마에게 서운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아들에게 소홀했던 것에 후회의 눈물을 흘렸고 종구 군은 "2년 동안 말 안 해서 죄송하다. 사랑한다"며 어머니를 안았다.

출연자들이 이처럼 마음을 열 수 있는 것은 MC들의 영향이 크다. 신동엽, 이영자, 김태균, 정찬우는 사연을 재미있게 소개하는 것 이상의 역량을 발휘한다. 고민의 당사자들에게 친구처럼 편하게 다가가 그들을 위로하고 때론 타박한다. 억지로 말하길 강요하지 않는다. 그저 그들의 사연에 공감하고 자리만 만들어줄 뿐이다.

때론 자신들의 이야기를 덧붙인다. 이날 방송에서 신동엽이 "전 어렸을 때 아파서 항상 누워계시는 어머니가 원망스럽기도 했다", 게스트인 김경호가 "저도 학창시절 괴롭힘을 당하는 경험을 했다. 보복이 두려워 아무 말도 못했다"고 털어놓는 식이다.

사람은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고 누군가 그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위안을 얻는다. 여기에 더해 고민을 함께 나누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면 그야말로 최상이다. 유쾌하면서도 따뜻한 '안녕하세요'가 그런 장을 마련해주는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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