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사랑·채식주의… 돈보다 생명 영화 돈의 맛 김효진
동물사랑·채식주의… 돈보다 생명 영화 돈의 맛 김효진
  • 충청타임즈
  • 승인 2012.05.20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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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채식 … 결혼후 남편 유지태도 함께해
수 조원 생긴다면 유기견 위한 공간 등 마련

영화배우 김효진(28)은 제65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 받은 영화 '돈의 맛'(감독 임상수)에서 한국 최고 재벌가 백씨 집안의 딸인 '윤나미'를 열연했다.

돈의 맛에 중독된 아버지 '윤 회장'(백윤식), 어머니 '백금옥'(윤여정), 동생 '윤철'(온주완)과 달리 정신이 제대로 박힌, 그야말로 사람냄새 나는 유일한 인물이다.

극중에서도 보기 드문 사람인 것과 마찬가지로 생활 태도 역시 다른 이와 다른 면이 있다. 바로 동물에 대한 지극한 사랑과 채식주의다.

김효진은 2006년 우연히 '육식의 종말'(제러미 리프킨)이라는 책을 접한 것이 계기가 돼 채식을 시작했다.

원래 동물을 좋아하긴 했지만 채식주의자는 아니었어요. 그런데 그 책을 읽으면서 인간의 욕망을 위해 동물에게 고통을 주는 것이 옳은가 하는 생각이 들게 됐죠. 생각만 해도 너무 슬펐어요."

채식이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꾸준히 해보니 어느 순간 편해졌다. 무엇보다 고기를 안 먹으면 좋은 것이 너무 많다. "가장 좋은 점은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었어요. 처음에는 몰랐지만 동물들이 어떻게 사육되고, 도살되며, 유통되는지를 알게 되고 나니 고기 한 점 먹는 것도 동물들에게 미안했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그런 마음의 짐을 벗어놓을 수 있어 너무 행복해요. 게다가 머리가 맑아지는 것도, 몸도 가벼워지는 것도 느끼게 됐어요. 먹으면서 생기는 갖가지 질병에서도 벗어날 수 있구요."

김효진은 평소 동물과 생명에 관해 많은 고민을 해온 듯 거침 없이 말을 이었.

사람들이 자연이나 생명에 관한 교육을 잘 받지 못하고 자라는 것 같아요. 정작 중요한 가치는 따로 있는데 말이죠. 어쩌면 그래서 우리 사회가 더욱 험악해지고 세상이 점점 무서워지는지도 모르죠."

물론, 대부분의 채식주의자들이 그러하듯 주위의 시선이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기는 하다.

작품을 하게 되면 이런 저런 회식도 많이 하게 되죠. 이럴 때 제가 일부러 앞장 서 채식주의자라고 얘기하지는 않지만 물어볼 경우 털어놓아요. 물론 이상하게 보시는 분들도 계시긴 하죠. 단백질이 부족하지 않느냐고 묻는 분들도 있구요. 하지만 콩과 다이어트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답니다. 오히려 고기 보다 양질의 단백질을 공급해주죠."

김효진은 지난해 12월2일 영화배우 유지태(36)와 5년 열애 끝에 결혼했다. 싱글일 때라면 채식주의를 지키기 쉽겠지만 결혼을 했으니 힘들지 않을까 대답은 "아니요"다. "오빠가 저를 이해해줘서 함께 채식을 하고 있어요. 정말 고맙죠. 만약에 오빠가 죽어도 고기를 먹겠다고 했다면요 절대 그런 일 없었을 거에요. 사실 제가 오빠와 사귀게 되고, 결혼까지 이른 것은 그만큼 저랑 모든 것이 잘 맞았기 때문이거든요."

김효진은 결혼 전부터 개 3마리를 키웠다. 연예인이라 당연히 값비싼 순종을 기르리라 짐작하기 쉽지만, 그 중 열 살을 훌쩍 넘긴 개만 순종이고, 다른 두 마리는 '믹스견'이다. 몰티즈 믹스견은 김효진이 동물보호단체 봉사활동을 갔을 때 눈에 밟혀 결국 입양해온 개다.

목욕봉사를 하러 처음 유기견 보호센터에 갔는데 갇혀 있는 아이들을 보니 마음이 너무 아프더라구요. 그 아이들은 그냥 생겨난 아이들이 아니에요. 모두 사람들이 버린 아이들이에요.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 학교에서, 가정에서, 사회에서 배워야 하는데 그게 안 되는 것 같아 안타까웠어요."

돈의 맛' 속 나미처럼 돈이 수조원이 있다면 무슨 일을 할 것인가.

김효진은 "많은 일을 할 수 있겠죠"라면서 "넓은 땅을 사서 유기견들이 갇혀 지내지 않고 마음껏 뛰어놀게 하고 싶다는 생각도 그 중 하나에요"라고 답했다.

이런 착한 대답은 "돈이라는 것은 양면적이라 생각해요. 좋게 쓸 수도, 나쁘게 쓸 수도 있고,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 것이기 때문이죠. 여기서 중요한 것은 누구나 돈에 관한 확고한 개념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에요. 만일 그렇지 못하다면 결국 사람이 돈에 지배를 당할 뿐이기 때문이죠. 물론 저도 제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할 것이에요. 그러나 떳떳하게 벌어야 해요. 남에게 해를 끼치면서 벌어서는 안된답니다. 그렇게 벌었다면 그 돈을 나 자신만을 위해 쓰는 것은 매력 없어요. 잘 써야 진정한 돈의 가치를 찾을 수 있죠"라는 돈에 관한 김효진의 지론에서 말미암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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