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마음·정성 듬뿍… "돈에 댈까요"
사랑하는 마음·정성 듬뿍… "돈에 댈까요"
  • 충청타임즈
  • 승인 2012.01.20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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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뱃돈 대신 내가 준비한 설 선물
◈ 자연물로 직접 만든 사랑의 잠자리인형

김혜숙 숲해설가

자연을 벗삼아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김혜숙 숲 해설가(사진)는 설을 맞아 자연을 생각하는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 바로 자연물로 만든 잠자리 인형이다.

지끈으로 잠자리의 몸체를 만들고 모감주씨앗으로 잠자리 눈을 만든 자연물은 잠자리의 짝짓기 모습인 하트모양으로 꾸몄다.

특별한 설 선물을 준비하는 김혜숙씨의 마음도 남다르다. 인생의 반환점을 돌며 스스로를 돌아보는 마음도 담겨 있다. 그래서 특정한 사람만을 위한 선물이 아니라 인연을 맺어온 사람들에게 사랑의 잠자리를 나눠줄 생각이다.

"아홉수의 고비를 넘기고 50이라는 나이로 새해를 맞이했어요. 나이 탓인지 다른 해와는 달리 주변에 함께 일하고 만나 온 사람들을 더 많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비록 큰 선물은 아니지만 감사의 마음도 전하고 새해를 새롭게 맞이한다는 생각으로 손 솜씨를 발휘해 작으나마 나만의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선물을 받고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연지민기자

◈ 좋은 글귀에 소중한 마음 담은 서간문

박수훈 서예가

시서화에 능한 서예가 박수훈씨는 오리골을 운영하며 정겨운 사람들에게 서간문을 선물한다.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글귀를 정해 현장에서 직접 써 주는 서간문은 옛 선비문화의 운치도 느낄 수 있어 특별한 추억까지 안겨준다.

매년 서간문으로 준비하는 새해지만 2012년에 박 서예가가 정한 서필은 '장무상망(長毋相忘)'이다. '새해 새 아침에 영원히 잊혀지지 않는 마음으로 새날을 기약하자'는 의미의 서간문은 인연을 소중함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친구가 친구에게 전해주는 서간문은 주고받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보여주는 뜻깊은 선물이다. 물건을 사서 주는 것도 좋지만 그 사람과의 만남을 생각하며 한자 한자 써내가는 글귀는 나만의 특별한 선물은 물론이요, 마음까지 전할 수 있어 받는 기쁨도 크다.

"좋은 글귀로 한해를 선물한다는 생각에 글을 쓰면서도 행복하다"는 박수훈 서예가. 넉넉함이 각박한 도시인의 생활까지 여유롭게 만들어준다.

/연지민기자

◈ 손자·손녀 다수 … "세뱃돈은 마음으로""

청원군 남이면 김만식씨

청원군 남이면 10남매 가족의 할아버지 김만식씨(65)는 설 세뱃돈이 고민이다.

특별한 수입이 없어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김씨는 중학교 3학년에 진학하는 큰 손녀와 중학교 1학년에 진학하는 큰 손자에게만 1만원~2만원의 세뱃돈을 주고 나머지 손자와 손녀에게는 천원짜리로 줄 생각이다.

김씨는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독자인 탓에 세뱃돈을 받을 곳이 없는 손자, 손녀 모두를 챙겨주지 못한 마음에 미안함을 감추지 못했다.

또 3명의 자녀와 7명의 손자, 손녀를 둔 개인택시 운전사 이모씨도 세뱃돈이 부담되기는 마찬가지다.

이씨는 새 화폐가 좋기는 하지만 바쁜 일상 탓에 신권을 준비하지 못할 경우 사용하던 화폐를 깨끗하게 정리해서 미리 준비를 한다고 한다.

이처럼 다수의 손자와 손녀를 둔 노인들은 명절이 되면 쌈짓돈을 모두 풀어 주머니가 텅 비곤 한다.

그나마 이씨처럼 고정 수입이 있으면 손자, 손녀 모두에게 동일한 액수를 나눠주지만 수입이 없는 노인들은 미안한 마음만 전달할 뿐이다.

/임형수기자

◈ '家傳忠孝 世守仁敬' 할아버지 깜짝선물 가훈

충주시 충인동 이종환씨

충주시 충인동에 거주하는 이종환씨(70)는 손녀들에게 특별한 설 선물을 준비했다. 항상 의례적인 세뱃돈과 덕담만 오가는 것이 아쉽다고 생각했기 때문.

이씨는 전의이씨 가훈인 '가전충효 세수인경(家傳忠孝 世守仁敬)'을 이제 초등학교 3학년이 되는 손녀 이윤성양(10)에게 선물하기로 했다.

이는 '가정에서는 충효의 법도를 전승하고 사회에서는 인자하고 공경하는 기풍을 지키도록 하라'는 뜻으로 세종대왕이 당시 효자로 소문난 이정간(1360~1439)에게 내린 어필을 전의이씨 후손들이 가훈으로 삼게 된 것이다.

할아버지의 깜짝 선물을 미리 접한 이양은 "멋진 붓글씨로 쓰여진 가훈을 선물받아 기쁘다"며 "조상님처럼 할아버지·할머니와 부모님 말씀을 잘 듣는 효녀가 되겠다"고 당찬() 소감을 밝혔다.

/송근섭기자

◈ 사창동 칠공주 위한 맞춤식 교복·책가방

김명철 충북도교육청 장학사

매년 명절 때면 김명철 장학사(사진)는 청주 사창동에 있는 참조은그룹홈을 방문한다. 이곳엔 부모가 없는 일곱명의 공주가 생활해 일명 칠공주의 집으로 불린다.

추석이나 설날이 아니어도 매주 들러 공주들이 학교생활은 잘하는지 돌보는 김 장학사는 올해 설날에는 대학에 입학하는 작은아들, 아내와 함께 공주들에게 줄 선물을 준비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큰아버지로 불리는 김 장학사는 공주들이 건강하게 자라달라는 의미로 떡국 끓일 따끈따끈한 가래떡 한 상자를 주문했다.

또한,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세배하는 칠공주를 위해 중학교에 입학하는 맏이 찬미에겐 교복을,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막내에겐 책가방을, 나머지 공주들에겐 용돈을 줄 예정이다.

/김금란기자

◈ 작년엔 호루라기 … 올해는 연령따른 책

HKS 김준규 대표

집안의 장남인 김준규 대표(사진)는 매년 명절때마다 딸 둘과 조카 5명에게 현금이 아닌 책 또는 시의적절한 물건을 선물로 건넨다. 지난해엔 호신용으로 호루라기를 선물했다.

올해는 연령에 맞는 도서를 준비했다. 초등학생은 위인전을 중·고교생에겐 인문 도서를 마련했다.

김 대표는 20일 청주영풍문고를 방문해 도서 20여권을 구입할 예정이다. 평소에도 직원들에게 책을 선물하고 읽고 싶은 책이 있으면 수량에 상관없이 구입하도록 회사 차원에서 지원하고 있다.

"책 만한 스승이 없다"고 말하는 김 대표는 조카들이나 딸들이 공부는 못해도 책을 가까이하고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으면 하고 바라고 있다.

/김금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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