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위는 사료 팔고 사돈은 소 키우고
사위는 사료 팔고 사돈은 소 키우고
  • 충청타임즈
  • 승인 2012.01.15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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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위·사돈 불편한 관계에 바늘방석
정부 장기·안정적 대안 제시 기대

지난해 사위와 외손자를 얻은 장모씨 (62·청주시 상당구 율량동)는 요즘 소 값 관련 뉴스를 대할 때마다 불편하다.

산지 소 값은 크게 떨어졌으나 사료 값은 갈수록 올라 결국 애지중지하던 소를 굶겨 죽일 수밖에 없는 농촌의 현실이 장씨에게는 이제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평생을 농사에, 그것도 축산업에는 관심 없이 살아온 장씨가 최근 들어 이처럼 불편해진 까닭은 새 식구로 맞은 사위와 사돈 때문이다.

장씨의 사위 김모씨(34)는 다국적 기업 형태의 사료회사에 다니고 있다. 워낙 탄탄한 기업이어서 곱게 기른 딸과 함께 세 식구가 큰 경제적 어려움 없이 살아갈 수 있다는 생각은 장씨는 흐뭇하게 한 대목.

그러나 공교롭게도 사위를 키운 사돈이 소를 기르고 있다는 것에 생각이 미치면서 사돈과 사위를 대할 때마다 바늘방석이 돼 버렸다.

"한쪽에서는 사료 값 때문에 더 이상 소를 키우기 힘들다고 아우성인데, 또 다른 한쪽에서는 계속 사료를 판매할 뿐만 아니라 가격 역시 내릴 기미가 없어 서로 얼굴 보기가 민망할 지경"이라는 장씨는 "사위를 생각하는 내 입장도 이런 데 부자지간에는 또 얼마나 불편할지를 생각하면 잠이 오지 않는다"고 탄식한다.

장씨는 "정부에서 여러 가지 대책을 내세우고 있지만 농민들이 정부를 제대로 믿지 못하는 것 같다"며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대안이 제시되고, 유통구조도 개선돼 더 이상 불편한 갈등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꼬리를 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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