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업체·기사 "웃돈 줘야 빠른 출동 가능"
연말특수를 맞은 일부 대리운전 업체들이 웃돈을 줄 경우에만 운전기사가 빨리 출동한다며 추가요금 지불을 종용하는 등 기사들과 짜고 웃돈을 받아내기 위한 '꼼수'를 부린다는 지적이다.
요즘 연말모임으로 술자리가 늘어나면서 대형업체들은 콜센터에 아르바이트 인원을 고용해야 할 정도로 성수기다.
여기에 강화된 음주운전 처벌로 대리기사가 부족할 만큼 손님이 몰리자 일부 업체와 기사들이 웃돈을 주는 손님을 먼저 찾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14일 밤 10시쯤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에서 대리운전을 부른 백민기씨(42)는 30분이 지나서도 대리기사로부터 위치를 묻는 전화가 없었다.
콜센터로 전화한 백씨는 연말이라서 기사가 부족해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는 답변과 함께 돈을 조금 더 주면 빨리 가는 기사가 있는데 부르겠냐는 제안에 응했다.
백씨는 "30분을 기다려도 없던 기사가 돈 5000원에 10분도 안 돼 달려왔다"며 "대리업체가 일부러 조장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애초에 연말이라서 기사가 부족해 할증이 붙는다는 설명이나 돈을 더 달라고 했다면 애꿎게 기다리지 않았을 것"이라며 "돈이 아까운 게 아니라 행위가 괘씸하다"고 토로했다.
며칠 전 직장동료와 송년회를 한 김연태씨(34)도 비슷한 일을 겪었지만 오래 기다리지는 않았다.
술을 마신 뒤 평소처럼 대리운전을 불렀지만 콜센터로부터 운전기사가 없다는 말을 들었다.
김씨는 업체에 5000원을 더 준다며 대리운전기사를 빨리 보내줄 것을 요구했고 잠시 뒤 대리기사를 만날 수 있었다.
김씨는 "대리운전 업체와 기사들이 웃돈을 준다는 손님만 찾는 것 같다"며 "피크시간대에는 웃돈을 주지 않으면 대리기사를 부를 수 없게 '꼼수'를 부린다"고 주장했다.
이어 "화는 나지만 때가 때이니만큼 그러려니 하며 이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리운전기사 김모씨(43)는 "연말은 대리기사들에게는 큰 대목"이라며 "손님이 밀려 웃돈을 주겠다는 손님에게 빨리 가는 반면 제값으로 부르는 손님들은 뒷전으로 밀린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대리운전 업체들은 기사들의 탓으로 돌렸다.
대리운전 업체들은 "연말에는 기사들이 소화할 수 있는 양보다 손님이 많기 때문에 기사들이 웃돈을 주는 손님들을 찾아간다"며 "연말에는 기사 요구대로 할 수밖에 없어 손님들에게 웃돈을 줄 의향이 있는지 물어본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기사들은 손님들에게 가격이 맞지 않아 못 가겠다고 말하면 고객들이 알아서 돈을 더 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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