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논단
주성대학이 사립대학 중 처음으로 등록금 인하를 단행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는 선구자적인 결정이다. 이사장과 총장을 교체한 주성대가 강도높은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로도 받아들여진다.충북도립대와 대전의 목원대가 등록금 인하 결정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등록금 심의위에 상정된 상태인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는 주성대의 등록금 인하가 사립대 중 첫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대부분의 사립대들이 교육과학기술부가 등록금을 인하하는 대학에 보전을 하겠다는 내용을 담을 등록금 부담 완화정책 확정안을 기다리며 눈치를 보고 있다. 하지만 주성대는 그 이전에 등록금 인하를 전격 단행했다. 이는 타 사립대 인하 결정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높게 평가되는 이유다.
주성대의 등록금 인하 결정에 대한 평가는 이 같은 표피적인 요인 때문만은 아니다. 주성대의 진정성을 엿볼 수 있는 또 다른 요인이 있다.
감사원이 이달 초 35개 대학(사립대 29곳, 국·공립대 6곳)을 표본으로 최근 5년간 예·결산을 분석한 결과 모든 대학에서 지출을 실제 소요에 비해 많이 잡거나 등록금 외 수입을 실제 수입에 비해 적게 계상해 총 6552억원(대학별 연평균 187억 원)의 예·결산 차액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예·결산 차액 187억 원은 대학 재학생 2480명의 등록금(1인당 평균 754만원)에 해당하는 액수다.
이는 전체 등록금 수입(5조1500억원)에서 예·결산 차액(6552억원) 비중이 12.72%에 달하는 것이다. 핵심은 여기에 있다. 산술적으로만 보면 각 대학의 등록금 인하 여력이 12.72%는 된다는 것이다.
감사원의 감사가 대학의 등록금 산정 및 재정운용 과정의 투명성 여부와 인하 여력을 들여다보기 위한 것이었다는 점에서 12.72%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강조하건대 산술적이지만 이런 결과는 대학들의 방만한 재정운용 때문에 지나치게 높은 등록금 책정이 이뤄졌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번 감사원 조사 표본 대학들 중 일부는 예·결산 차액을 적립금으로 활용하는 등 등록금을 부당 인상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런 대학들은 최소한 12.72% 만큼 등록금을 인하해도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사표본이 된 대학들처럼 그럴 여력이 아예 없는 대학들이 부지기수다.
그중에 주성대도 포함된다. 그렇다면 그 같은 여유도 없는 주성대가 사립대 중 가장 먼저 5.1% 등록금 인하를 단행했다는 것은 높이 평가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주성대의 등록금 인하에 대한 진정성을 찾을 수 있는 대목이다. 정부가 보전해 주는 폭을 검토한 후 인하하겠다고 눈치를 보는 대학들이 대부분인 반면 전격 인하를 결정한 주성대의 재정 여력을 감안할 때 평가받을 만한 부분이며 진정성을 엿볼 수 있다는 것이다. 등록금을 인하하는 만큼 보전해주는 서울시립대와 충북도립대 등 공립 대학들처럼 지원해주는 곳도 없는 사립대인데 말이다.
이렇게 보면 주성대는 등록금 인하에 있어 선구자적인 판단을 했다. 선구(先驅)는 모험이며, 늘 위험 부담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교과부 보전 폭이 대학들의 예상보다 적을 경우 주성대도 먼저 단행을 안 했다면 5.1%가 아닌 2%나 3~4%를 할 수도 있었다. 그럼에도 주성대는 정부 권고안을 넘기는 폭으로 인하를 했다. 그런 면에서 주성대의 결단이 높게 평가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주성대 인하 용단이 다른 사립대학들의 등록금 인하 결정에 본보기가 됐으면 한다.
저작권자 © 충청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