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뿌리까지 흔드는 '끼리문화'
우리말 뿌리까지 흔드는 '끼리문화'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1.10.09 2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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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의 위기 … 청소년이 기성세대 되면 어쩌나
댓글·문자메시지용 신종어 …욕설 등도 범람

의미도 모른채 이미지화 … 세대간 단절 가속

어제(9일)는 565돌 한글날이었다. 한글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기념일로 제정했지만 한글의 국내 위상은 점차 위축되어가는 추세다. 각종 외래어가 범람하고 신종어에 비속어까지 다양하게 변형돼 통용되고 있는 한글은 기념일조차 무색하게 할 정도로 위기를 맞고 있다.

이러한 한글의 위기는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확산으로 한글 파괴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인터넷 댓글과 문자메시지 사용으로 은어와 축약어가 속출하는가 하면, 끼리문화가 생겨나면서 청소년과 신세대들 사이에서 새로운 신종어가 통용돼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과 휴대전화 사용이 일상 생활화되면서 저급한 신조어가 남발되고, 각종 외래어와 축소어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됨으로써 한글 파괴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정부는 글로벌 시대를 핑계로 전 국민을 영어 일상화로 몰아넣음으로써 모국어에 대한 인식에 혼란을 부추기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가 하면 청소년들의 대화 중 욕설도 일상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교총이 지난달 설문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 중 58%가 습관적으로 욕을 사용한다고 말해 언어교육의 부재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처럼 청소년들 사이에서 욕설 사용이 증가하는 이유로는 왕따문화와 또래문화에서 소통 수단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면서 욕이 생활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비속어, 신조어, 인터넷 용어 등의 확산으로 한글파괴 위기감이 높아지면서 우리말의 본질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보존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임승빈 청주대 국문과 교수는 "현재 젊은층에서 많이 사용하는 언어를 보면 초언어화·약호언어가 심각한 수준이다"라며 "이런 언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모르면서 이미지화될 경우 언어생활에 세대 간 단절이 진행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이 같은 뿌리 없는 언어들은 30년 후가 되면 언어는 물론 문화마저 달라지게 할 것"이라며 "언어는 생각을 담는 그릇으로 민족의 정신과 심성까지도 나타내야 하는 만큼 우리말을 쉽게, 바르게 쓰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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