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진 아버지 위해 꼭 입상할래요"
"쓰러진 아버지 위해 꼭 입상할래요"
  • 남경훈 기자
  • 승인 2011.09.01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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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경북공고 학생 애타는 사연
뇌졸중으로 병석 … 웃음 찾아줄 것

"경기장에 도착하니, 좀 떨리네요. 실수 없이 대회를 잘 치렀으면 좋겠어요."

경북공업고등학교 3학년인 이동훈군(18)은 지난 30일 오후 청주공업고등학교(청주시 영동) 에 도착했다.

기계설계/CAD 직종 대구지역 대표선수로 제46회 전국기능경기대회에 참가한 이 군은 장비를 점검하며, 출전 각오를 다졌다.

이 군은 지난 4월 대구지방기능경기대회에서 직종 2위로 입상한 후, 지체 없이 전국대회 준비에 돌입했다.

아침 7시면 학교에 나와 주말도 없이 자정이 넘도록 연습한 것도 모자라, 통학시간을 아끼기 위해 친구 집에 신세를 졌다. 두 시간이나 걸리는 통학거리가 이 군에게는 큰 부담이었던 것이다.

열심히 하는 만큼 실력은 조금씩 느는 것 같았지만, 마음은 편치 않았다. 이 군에게는 반드시 입상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식당과 마트를 운영하던 이 군의 아버지는 지난 해 7월 갑자기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병석에 누운 아버지를 대신해 어머니가 요양원으로 일을 나섰지만, 가세는 급격하게 기울었다. 5살인 막둥이 동생은 누나들이 돌보고 있다.

지방대회 입상소식을 듣자 이 군의 아버지는 "장하다 "며, 병석에서도 오랜만에 웃음을 보였다.

"이번에 꼭 입상해서 취업해야 해요. 그래야 집안을 다시 일으킬 수 있죠"라며, 이 군은 아버지의 웃음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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