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믿는 모든 것은 조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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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컷뉴스 기자
  • 승인 2011.05.31 1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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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음모론 영화 '모비딕' 9일 개봉
1990년 '윤석양 이병 양심선언' 모티브

대한민국 최초 음모론을 표방한 영화 '모비딕'이 파격적 소재만큼이나 독특한 영화 제목의 숨은 의미를 공개했다.

특히 이 작품은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돼 극 중 사건의 실체에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평범한 사회부 기자와 내부 고발자가 대한민국을 조정하려는 비밀 조직에 맞서 음모에 가려진 진실을 밝히는 과정을 그린 '모비딕'은 1990년 실제 있었던 한 청년의 양심선언에서 시작됐다.

'윤석양 이병 양심선언'으로 알려진 이 사건은 당시 보안사령부에서 근무하던 윤 이병이 민간인 사찰 자료가 담긴 디스크를 가지고 탈영해 그 목록을 공개한 사건이다.

이 목록에는 김대중, 김영삼, 노무현 등 전직 대통령을 포함해 정치, 노동, 종교 등 각계 주요 인사와 민간인 923명을 사찰한 내용이 담겨 있어 큰 파장을 일으켰다.

기자 이야기를 다룬 영화를 준비하던 중 박인제 감독은 이 사건을 접하게 됐고, 현실성이 떨어지면 이야기 전체가 허물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이 사건을 소재로 차용했다.

결국 윤 이병은 극 중 윤혁(진구)으로 다시 태어났다. 윤혁은 이방우(황정민), 성효관(김민희), 손진기(김상호) 등 특별취재팀에게 사찰 자료를 전하며, 대한민국을 조작하는 거대 조직의 실마리를 제공하게 된다.

특히 영화 속 의문의 장소로 등장하는 '모비딕' 호프집 역시 윤 이병의 사건에서 차용됐다.

당시 기자들이 윤 이병의 사건을 취재하던 중 보안사에서 대학가 정보 수집을 위해 위장 경영하던 카페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는데 그 카페 이름이 '모비딕'이었던 것.

박 감독은 영화 제목 뿐 아니라 당시의 간판 글씨까지 유사하게 제작해 리얼함을 가미했다.

박 감독은 "극 중 '모비딕'은 사건의 중요한 장소임과 동시에 거대한 악을 상징하는 중의적인 뜻이 있다"며 "영화 제목도 '모비딕'으로 한 이유는 윤석양 이병 양심선언 사건이 결정적"이라고 밝혔다.

영화 제목에 숨겨진 또 다른 의미는 너무나도 유명한 허먼 멜빌의 대표소설 '모비딕'이다. 소설 '모비딕'은 에이햅 선장이 망망대해에서 머리가 흰 거대한 고래와 사투를 벌이는 내용.

이는 영화에서 이방우 기자가 대한민국을 조종하려는 미지의 세력에 맞서 힘겨운 싸움을 벌이는 모습과 꼭 닮아 있다

이방우 기자는 조직의 실체와 마주하게 되면서 악을 대변하는 세력, 기자의 숙명, 진실에 대한 의미를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오는 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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