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앞 안전사고 예방이 필요하다
학교 앞 안전사고 예방이 필요하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04.20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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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심수진 <청주 용성중학 학부모회장>

천지사방에 개나리와 벚꽃이 만발하고 따스한 봄기운이 스며드는 것을 보니 이제 완연한 봄이 온 것 같다.

하지만 포근한 날씨와는 달리 학교에 자녀들을 보내는 부모 마음은 늘 불안하고 초조하다. 얼굴에 꽃이 활짝 필 날이 없다.

등·하굣길에 무슨 일은 없을지, 학교에서 친구들과는 싸우지 않고 사이좋게 지내고 있을지 아이들이 안전하게 귀가하기 전까지는 하루도 안심할 수 없다.

하지만 이러한 근심 걱정과는 달리 우리 어른들이 자녀들의 안전을 위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는 한 번 반성해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개교한 청주 용성중학교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등·하굣길 안전사고 문제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학교 교문 앞 도로변에는 인근 아파트 건설공사로 큰 펜스가 쳐져 있어 학생들의 시야를 가리고 있고 학교로 진입하는 4차선도로 횡단보도에는 신호등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 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얼마 전 이 학교와 인접한 인근 초등학교 2학년 학생이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끔찍한 사고가 일어났다. 이를 보다 못한 용성중학교 선생님들이 학생들의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등하교 시간대에 4차선 도로 횡단보도 한가운데서 경광봉을 들고 교통정리에 나서고 있으나 이 또한 또 다른 사고 위험을 안고 있다.

학교에서도 상당경찰서에 세 차례나 신호등 설치를 요청했으나 600여명의 학생들이 매일같이 통행하는 학교 주 진입도로에 신호등 하나 설치해 줄 수 없다니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이에 학부모들이 전체 학부모회의를 개최하고 연대 서명을 받아 신호등 설치를 위한 탄원서를 준비하고 있으나 이도 얼마나 효력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우리나라에는 일을 그르치고 나서 뒤늦게 준비하는 것을 빗댄 속담이 많다. 그중 가장 흔히 쓰이는 말이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다.

그리고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라는 고사성어도 있다. 이는 사람이 죽은 뒤에 약을 짓는다는 뜻으로 일을 그르친 뒤에 아무리 뉘우쳐야 아무 소용이 없다는 말이다.

물론 행정을 집행하는 시청 교통관련부서와 경찰서에서도 어떠한 사유야 있겠지만 차보다는 사람이 우선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일 것이다.

요즘은 학교 근처의 스쿨존 설치가 강화되면서 용성중학교와 여건이 비슷한 인근 주성고, 산성초, 금천중, 동주초 앞과 금천고 진입로에 모두 신호등이 설치되어 있지만 유독 용성중학교 근처의 패밀리마트 앞 사거리에는 신호등 없이 횡단보도만 그려져 있다.

신호등이 없다 보니 금천동 국제테니스장 언덕 길에서 용성초등학교로 이어지는 구간에는 과속으로 질주하는 차들과 도로 양쪽 바깥 차선의 무단 주정차 차량, 무단 횡단을 일삼는 통행인들로 혼잡하고, 특히 아침 등교 시간에는 교통사고 우려가 매우 심각하다.

학생들을 가르쳐야 할 선생님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신호등을 대신해 교통지도를 해야 하고 학생들 스스로도 자기 안전을 지키기 위해 아침 일찍 등교해 깃발을 들고 교통정리를 해야 하는 비현실적인 사회정책이 가슴을 아프게 한다.

이 학생들에게 무어라고 설명하면 이 상황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는 안전불감증에 많이 노출되어 있다.

그래서 크고 작은 사고가 많이 발생한다. 어떤 사고현장에서 자녀를 잃은 피해자들이 울부짖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이 아이가 네 자식이라고 생각하면 그렇게 할 수 있었겠느냐"고 말이다.

모든 행정이 그렇지만 인명과 직결되는 일들은 결코 사후약방문이 되어서는 안 된다.

교통 흐름에 조금 지장이 있다고 해서 그것을 인명과 맞바꿀 수는 없지 않는가. 부디 불의의 교통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고 학생들의 안전한 등하교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할 경찰서에서는 자녀를 사랑하는 부모의 마음으로 용성중학교 주 진입도로에 교통 신호등을 꼭 설치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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