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의 시선으로 그려진 시간
두개의 시선으로 그려진 시간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03.03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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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작가들의 창의력과 상상력의 창구가 되고 있는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는 2009-2010 제3기 입주작가 아티스트 릴레이 프로젝트로 송선영 이도현씨의 작품전을 열고 있다. 입주작가들의 스튜디오에서의 작업 성과물을 보여주는 이번 전시는 7일까지 감상할 수 있다.

◇ 이도현 작가 'I am paprika'

이도현 작가, 파프리카 통해 내면 표현

꿈꾸던 이상향 관객의 시선으로 해석

1층 전시실에선 꿈속의 치료사, 파프리카를 주제로 현실의 자아와 비현실의 자아를 표현한 이도현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이 작가는 일본의 애니메이션 주인공 파프리카를 통해 현대인의 심리적 내면을 집중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애니메이션에서 파프리카는 상냥하고 친절한 꿈속의 치료사이자 탐정으로 파프리카는 현대인의 또 다른 자아이기도 하다"는 작가는 "평소 꿈꿔오던 이상향을 커다란 화폭 속에 펼쳐 놓고 이를 바라보는 관객들로 하여금 자신의 꿈속으로 걸어들어가 새롭게 바라보는 시간을 그리고 싶었다"며 전시 작품을 설명했다.

가로로 긴 화폭은 기존의 사각 프레임이 주는 개념적 관계를 이야기로 풀어내는 과정을 담기 위한 시도이다. 이 작가는 "긴 캔버스 속에 다양한 사물을 배치해 관객들이 자신의 경험이나 관점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했다"면서 "작가가 그렸을 때와 독자가 보는 그림은 개인의 경험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고 풍부해진다"며 강렬한 이미지들이 가진 조합이 몽상적으로 표현되었음을 들려줬다.

타이완의 쿠엔 평론가는 "이도현은 '이상한 엘리스'에 나오는 엘리스와 많이 닮아 있다"며 "둘은 몽상가임은 물론이고 상상할 땐 현실의 제약을 전혀 받지 않는다는 점, 또 스스로 모든 수수께끼를 풀어나간다는 점이 비슷하다. 끝없이 계속되는 영감을 좇아 하나씩 풀어내는 것은 놀랍고도 기쁜 모험의 과정"이라고 평하고 있다. 이처럼 전시된 회화와 설치작품에서 만날 수 있는 '문'은 기억의 통로처럼 현실과 비현실의 꿈을 이어주는 창구가 되어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다.

단기 입주작가인 이도현 작가는 영남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지난 2003년부터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꾸준히 작품 활동을 선보여 왔다.

◇ 송선영 작가 '사유적 여정'

송선영 작가, 다양한 선 삶의길 그려내

흘러가는 것 통해 사유적 길 찾는 여정

단순하면서도 경계가 분명한 선들의 조합을 그려낸 송선영 작가는 '사유적 여정'이란 주제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사선과 직선의 기하학적 스트라이프는 삶의 길을 의미하는 코드로 사용됐다.

송 작가는 "이번 작업은 지나가 버린 희미해진 것들과 앞으로에 대한 것들을 함축적으로 연결시켜 기하학적 추상으로 표현한 사유적 여정"이라며 "마치 벽지나 포장지처럼 보일 수 있는 부유물들은 삶의 바탕에 깔린 기억들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캔버스에 그려진 스트라이프 문양은 마치 화폭을 넘어 그대로 직선이 이어질 듯한 느낌을 준다. 시작도 끝도 없는 여정이기에 스스로 길을 내며 걸어가는 사람의 뒷모습 같다.

"기하학적 문양 위로 흐르듯 그려진 물결 문양은 결국 흘러가는 것들에 대한 사유이자 시각적 표출"이라며 "희석되고 별거 아닌 것으로 잊힌 것들도 우리 내면에서 함축되고 기억되는 것임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사유적 여성의 연장선상에서 송 작가는 모서리에 관심을 기울인다. "기하학적 문양에 아무도 보지 않고 관심 밖인 구석이나 모서리에 새로운 작업을 시도할 계획"이라는 작가는 "사유적인 길을 찾아내기 위한 여정은 당분간 계속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최건수 미술평론가는 "송 작가는 자신의 내면에 대한 성찰에 기대어 자신의 예술을 출발시킨다"며 "기하학적 추상화면은 엄격하게 계산된 색면과 직선과 곡선의 대비를 통해서 삶에 대한 형이상학적 사유와 회화적 성취를 동시에 아우르고 있다"고 평했다.

송선영 작가는 서원대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2005년 개인전을 시작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과 입선, 경기미술대전 우수상, 특선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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