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의 길은 끝이 없음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 준 주인공은 바로 호남대학교 제25회 졸업생 장향례 할머니.
1927년 전북 고창에서 태어 난 장씨는 전남 영광북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중국에 사는 숙부의 부름을 받고 중국 명신여학교(중고등 4년 과정)에서 수학한 뒤, 일제의 징용을 피해 18살의 나이에 현지에서 교사생활을 시작했다.
그 뒤 여름방학 중 고향을 찾았던 장씨는 해방과 함께 영광 남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다 한 남자의 아내로 4남2녀의 어머니로서의 삶의 길을 걷게 됐다.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의 교사 남편과 약사, 교사가 된 자녀들의 뒷바라지를 한 평생 해왔던 장씨는 배움의 열망만은 잃지 않은 채 75세의 늦은 나이에 광주 진명여중에 진학했다.
학교를 졸업하고 6개월 만에 대입 검정고시에 합격한 장씨는 지난 2005년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 입학, 2008년 졸업과 함께 호남대학교 일본어학과에 진학했다.
장씨가 이처럼 공부에 매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아내의 재능을 아까워하던 남편의 적극적 권유와 협조 때문.
두 달 전 사망한 남편은 기말고사중임에도 불구, 자신을 간병하는 아내의 모습이 안쓰러워 만 원짜리를 손에 쥐어주며 '택시로 등교하라'고 당부하는 등 배움의 의지를 늘 북돋아주었다.
가족들의 사랑과 격려 덕에 장씨는 지난 2년 동안 결석과 지각 한 번 없이 성실하게 학업에 전념했고, 그 결과 평점 4.27점을 취득했다.
23일 열릴 졸업식에서 우수상과 공로상을 받게 된 장씨는 "공부에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열정과 미래에 대한 목표가 분명하고 뚜렷하다면 새로운 도전은 아름답고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장씨는 졸업식을 마친 뒤 곧바로 남편의 묘소를 찾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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