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년만에 장애인 고향찾아줘
38년만에 장애인 고향찾아줘
  • 이경호 기자
  • 승인 2009.12.20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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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 이류면사무소 이동일씨
충주시 공무원이 고향을 떠난 지 38년만에 한 지적 장애인이 가족을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줘 화제가 되고 있다.

충주시에 따르면 보은군 회인면이 고향인 송광우씨(본명 이철우·59)는 1971년 가출해 강원과 제천 등지에서 남의 집 농사일을 도와주며 머슴살이를 해왔다.

충주시 이류면 매현리에 사는 홍융기씨(54)는 지난해 12월부터 자신의 집에서 농사일을 거들며 지내는 송씨가 가족도 모른 채 살아가는 딱한 사연을 듣고 이류면사무소에 도움을 요청했다.

송씨의 딱한 사연을 접한 충주시 이류면사무소 이동일씨(48·농업 6급)는 지난 3월부터 주말을 이용해 송씨의 가족을 찾아 나섰다.

하지만 가족과 헤어진 지 38년이 흐른 송씨는 지적 장애가 있어 보은에서 살았던 희미한 기억밖에 되살리지 못해 기억의 조각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

이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보은군청 행정망을 통해 송씨의 주민등록을 찾으려 했지만 실패했다"며 "당시 송씨가 너무 오랜 세월 객지를 떠돌아 고향에 대해 제대로 기억하는 것이 없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씨는 수차례 보은을 찾아 송씨를 기억하는 사람을 찾던 중 지난 9일 송씨와 함께 송씨가 머슴살이한 것으로 추정되는 회인면 애곡리 복우실 마을에 사는 정진홍씨(71)를 찾는 데 성공했다.

정씨는 처음에 송씨를 알아보지 못했지만 이야기를 나누며 송씨의 본명이 이철우이고 38년 전 자신의 집에서 5년간 머슴살이를 한 것을 기억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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