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외환' 극복한 열린행사 빛났다
'내우외환' 극복한 열린행사 빛났다
  • 연숙자 기자
  • 승인 2009.11.01 2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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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진단과 평가
사상 초유의 신종 플루 사태 속에 치러진 2009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가 40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며 닻을 내렸다.

비엔날레 10년의 역사라는 점에서 새로운 '만남을 찾아서' 떠난 공예이야기는 53개국에서 3천여명의 작가가 참가해 어느 전시보다 풍성한 축제로 전개됐다.

특히 '인공의 지평'을 연 본전시1은 공예가 지닌 외형적 형태나 재료, 기법 등을 다양하게 선보임으로써 공예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했다. 또'오브제, 그 이후'로 열린 본전시2는 공예라는 장르에서 벗어나 인간의 삶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전시로 관람객들의 가장 큰 호응을 얻은 전시였다.

본전시 3 '프로젝트, 생활세계 속으로'전은 서문시장을 활용한 프로젝트로 기획해 독창적이고 신선한 발상의 전시였지만 관람객의 발길이 적어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이외에도 역대 최대규모 출품작을 기록한 국제공예공모전과 초대국가 캐나다의 '하나 혹은 여럿'전은 공예 속에 녹아난 캐나다의 다양한 문화를 접하고 이해하는 코드로 평가받았다.

그런가 하면 모델하우스를 이용해 삶의 공간을 연출한 생활공예프로젝트 '내 마음의 집, 귀가(區麻)'는 공예와 생활의 접목임에도 이질적인 요소들로 작품성을 살리기엔 부족했다고 보인다.

신종플루라는 악재 속에도 괄목할 만한 성과로 행사장 전면 개방을 들 수 있다. 기존에는 입장객들만 행사를 즐길 수 있었던 구조를 주요 전시관 외에 열린 행사장으로 꾸며 누구나 즐기는 축제로 진행됐다.

이는 한 단계 높은 행사 수준과 더불어 축제를 즐기는 시민 의식도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국제행사 10년이란 기록 속에 치러진 이번 행사는 청주국제비엔날레 국제 인지도를 확인하는 행사였다. 우수 작품의 전시와 전 세계 국가의 참여, 공모전의 위상을 드러낸 출품작수, 그리고 차기 초대국가 참여의 자발적 희망 등은 공예 장르를 떠나 비엔날레라는 국제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국제인지도나 축제로의 한 단계 성장을 이뤄낸 행사였지만 이에 못지 않게 보완돼야 할 점도 만만치 않다. 우선 상설 전시관없이 격년제로 열리는 행사의 누수비용과 총감독 선임에 따른 이견과 불화로 집중하지 못하는 전시체제는 시급히 보완해야 할 점이다.

특히 행사의 연속성을 담아내기 위해선 상설관 건립이나 테마파크 등을 조성해 공예도시 청주의 이미지를 시각화해야 한다.

매번 청주예술의 전당 일원을 행사장으로 사용하며 버려지는 비용 문제나 지역의 공연장 부족 현상은 이제 불편함을 넘어서고 있다.

부족한 공연장에서 대관 중지라는 조치는 예술인이나 예술관중에게도 바람직하지 않다. 여기에 공예를 포함한 문화기획자를 양성해 비엔날레의 정통성을 세워나가는 일이다.

지역을 이해하고 지역의 가치를 끌어낼 수 있는 큐레이터들이 청주공예의 맥을 짚어나갈 수 있도록 기회와 발판을 제공함으로써 안정적이고 창의적인 행사 준비를 모색해야 할 것이다.

또 지역작가들에 대한 배려 부족과 관람객 인원의 30%를 넘게 차지하던 학생동원 관람객이 사라지면서 발생하는 적자비용도 앞으로 행사 개최에서 신중히 검토돼야 할 것이다.

신종플루라는 큰 악재 속에서도 전시의 질적 수준과 청주의 국제인지도 향상은 긍정적인 측면이라고 평가되고 있다. 이러한 효과들을 어떻게 접목하고 어떤 방향으로 정립할지는 다가올 10년을 준비하는 또 다른 작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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