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들녘 '슬픈 풍년가'
황금들녘 '슬픈 풍년가'
  • 안정환 기자
  • 승인 2009.10.06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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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쌀생산량 21만톤 예상 평년작 ↑
쌀값 추가하락 우려·정부대책도 미흡

벼가 누렇게 익어 고개를 숙이는 황금들판을 바라보는 농심이 그리 즐겁지만은 않다.

올해도 지난해 대풍에 이은 풍작이 예상되지만 재고량 증가와 소비감소에 따른 쌀값하락으로 크게 오른 생산비조차 건지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9년 쌀 예상생산량 조사결과'에서도 재배면적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평년보다 2.6% 증가한 468만t 생산이 예상돼 추가 쌀값하락도 우려된다.

◇ 충북 올해도 대풍(大豊)

올해 충북지역 쌀 생산량은 21만1939t으로 예상됐다.

도내 벼 재배면적(4만8327ha)이 640ha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생산량이 유래없는 대풍을 기록한 지난해 25만2179t과 비슷한 수준으로 평년작을 크게 웃돌았다.

10a당 생산량은 522kg으로 지난해(516kg)보다도 6kg이나 늘었다.

이같은 풍작은 지난해에 이어 병충해, 수해, 냉해 등의 피해가 적었던 데다 벼가 영그는 시기인 9월 들어 기상여건이 좋아 단위면적당 수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 산지쌀값은 하락세

통상 햅쌀 출하시기에 쌀값이 올랐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수확기인 지난해 11~12월 16만5100여원(80kg 기준)이었던 도내 산지쌀값이 4월 16만4500여원, 6월 15만9700여원, 8월 15만4600원 등 수확기 대비 6.4%나 하락하면서 좀처럼 오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8월 현재 쌀값은 지난해 8월(16만2600원)과 비교해도 5%가량 하락했다.

연초 8만6900여t(조곡기준)에 달했던 도내 쌀 재고량이 9월말 현재 8663t으로 크게 감소했지만 햅쌀 출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쌀값상승의 발목을 잡고 있다.

◇ 정부 쌀값 안정 대책은

정부는 5일 지난해 247만t보다 23만t 늘려 270만t 이상 매입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공급과잉 해소를 위해 공공비축미 매입물량 37만t 가운데 18만t을 시장에 공매하지 않고 비축격리하고, 잉여물량을 농협중앙회 통해 매입·격리하겠다는 계획이다.

벼 매입자금 지원금리 인하와 수요확대 정책도 병행 시행되며, 지난 8월 2008년산 10만t을 시장격리한 데 이어 다음달 초 10만t을 추가로 사들여 격리할 예정이다.

그러나 농민단체가 요구하고 있는 수확기 벼 전량수매 및 수매가 보장 공공비축물량 58만t 수준으로 확대 인도적 차원의 대북쌀 지원 재개 쌀직불금 증액 및 목표가격 상향조정 근본적 쌀소비촉진 대책 마련 등에는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다.

농업경영인충북연합회 관계자는 "소비 감소와 대북지원 물량 차단 등으로 쌀재고량이 급증해 수확기 산지쌀값이 폭락했다"며 "최소한의 생산비 보장을 위한 수매가 보장, 공공비축물량 확대, 대북쌀 지원 재개 등의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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