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의원 당락 "성씨가 좌지우지"
기초의원 당락 "성씨가 좌지우지"
  • 남경훈 기자
  • 승인 2009.10.06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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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재형 의원,공천자 '가나다順'정당 추천순 개선 주장
"홍씨 최씨는 이래서 시의원에 당선이나 되겠습니까."

지난 2006년 실시된 제4회 동시지방선거가 끝나고 기초의원에 출마했던 후보들마다 기호배정에 의해 당락이 결정되자 한탄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유는 투표용지의 기호가 성(姓)의 가나다 순에 의해 정해지면서 뒤로 밀린 후보들은 뭍지마식 줄 투표로 인해 피해를 봐야 했기 때문이다.

이는 투표를 많이 해야하는 지방동시선거의 경우 기초의원 후보를 잘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충분히 예견됐던 일로 결국 조상을 탓해야하는 지경까지 빚어진 것.

더욱이 내년 지방선거는 모두 8장의 투표용지가 주어지면서 이런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런 문제점이 나타나자 민주당 홍재형 국회의원(청주 상당·사진)은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정당 공천을 받은 시·군·구의원 후보자들의 기호부여 방식에 대한 개선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서 관심을 끌었다.

홍 의원은 지난 5일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국정감사를 통해 "2006년 지방선거에서 각 당 공천자 기호를 '가나다' 순으로 하다보니 1번 기호를 부여받은 후보자들의 당선가능성이 매우 높았다"면서 "그러다 보니 각당 후보자마다 성씨 싸움을 하는 경우도 많아 불공정한 선거 시비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 2명을 선출하는 2인 선거구에서 여당과 제1야당의 경우 가나다 기호부여 방식에 따라 가번을 부여받은 후보자가 각각 66%, 91.5%나 당선됐고, 3인 선거구에서도 60%와 92.1%, 4인선거구에서는 75%, 77.8%로 나번과 다번 후보자보다 압도적인 당선율을 보였다는 것을 홍 의원은 근거로 제시했다.

실제로 지난 지방선거에서 청주시의회의 경우 일부 지역에서 김씨 성의 후보들 중에서도 이름이 가나다 순에 밀려 낙선했다는 불만을 제기하는 후보도 있었다.

이에 따라 홍 의원은 기존 같은 방식으로 기호를 부여하게 된다면 후보자의 자질이 뒷전으로 밀리는 사례가 발생해 공정 선거문화에 역행할 수 있는 만큼 내년 지방선거에서 이같은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중앙선관위 이기선 사무총장은 이날 답변을 통해 현행 공직선거법에 규정된 정당추천 후보자의 기호부여방식을 후보자성명의 가나다순에서 소속정당이 추천하는 순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 사무총장은 국회 정개특위에 개선안을 제출해 통과되면 내년 지방선거에선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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