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전직 편집장·기자 "워터게이트 특종 알고도 묵살"
NYT 전직 편집장·기자 "워터게이트 특종 알고도 묵살"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5.26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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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가 자사 기자가 취재한 워터게이트 사건에 대한 최초 특종 기사를 묵살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의 메모리얼 데이인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1972년 8월 당시 뉴욕타임스의 로버트 펠프스 편집장과 로버트 스미스 기자가 나눈 대화 내용을 전하면서 타임스가 연방수사국(FBI) 관계자로부터 전임 법무부 장관과 현직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사건에 연루됐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나 이를 보도하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펠프스 전 편집장은 이날 뉴욕타임즈가 워터게이트 사건에 있어서 스스로의 실책을 공개한 이후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는 기회를 놓였다”며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펠프스는 지난달 회고록 ‘신과 편집자’를 통해 이러한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현재 샌프란시스코에서 변호사이자 중개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스미스 전 기자 역시 펠프스의 발언을 확인해 줬다.

◇ 워싱턴 DC 근무 마지막 날…FBI 국장, 대통령 연루 질문 부정 안해

1972년 8월16일 당시 스미스는 법대에 진할할 예정으로, 뉴욕타임즈의 워싱턴 DC지사 근무 마지막 날 평소 친하게 지냈던 패트릭 그레이 FBI 국장과 점심식사를 하게 됐다.

스미스는 이 자리에서 그레이 수사국장과 두 달 전 발생한 워터게이트 사건에 대해 논쟁을 하게 됐는데, 그레이가 논쟁 도중 존 미첼 전 법무부 장관이 워터게이트 사건과 관련이 있다고 자백한 것이다.

이후 스미스는 “법무부 장관보다 더 높은 사람이 이 사건과 관련이 있습니까?”라고 묻자, 그레이가 “그렇다”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이어 스미스는 “흥분된 마음을 억누르고 그 윗선이 ‘대통령까지 올라가는가?’라고 물었다”며 이에 그레이가 부인하지 않은 채 “나를 쳐다보고 눈을 맞췄다고 덧붙였다.

스미스는 또 그레이가 워터게이트 사건을 구상한 도날드 세그레티의 이름을 꺼냈다고 말했다. 당시 세그레티는 권한 없이 선전물을 배포한 혐의로, 미첼은 음모와 위증, 정당한 행위 방해 등의 혐의로 감옥에 갈 예정이었다.

특히 세그레티는 워터게이트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민주당 대통령 후보 에드먼드 머스키 상원의원의 신용을 떨어뜨리게 한 노력에 동조했다. 그러나 스미스가 뉴욕타임즈 사무실에 급히 돌아와 펠프스에게 그가 들은 것을 말했을 때 세그레티의 이름은 공공연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펠프스는 스미스와의 대화를 메모하고 기록했으며, 펠프스는 이날 그들의 녹음테이프와 메모, 정보들이 어떻게 됐는지 모른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 워터게이트 대통령 연루 내용 묵살…'워싱턴포스트 특종'

예일대학교 로스쿨에 들어간 스미스는 신문에 아무런 얘기도 등장하지 않을 것을 알아차렸고, 펠프스는 당시 정보를 더 충실하게 하거나 다른 관계자들의 확인을 받는 등의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할지 떠오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펠프스는 스미스가 떠난 이후 한 달 간의 휴가를 갔다.

펠프스는 자서전에서, 추척보도를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은 “터무니 없는 것”이었다고 쓰고, “사실은, 워터게이트 특종을 위한 최고의 기회인 추적보도에 실패한 것에 대해 책임감을 느낀다는 것이다”라고 썼다.

워싱턴포스트는 9월 미첼이 민주당 정보 수집에 사용된 공화당의 비밀자금을 다뤘다는 사실을 보도했으며, 10월10일에는 FBI 요원들이 백악관 관계자와 닉슨의 선거캠프가 지시한 대규모의 정치적 스파이 활동 등을 위해 워터게이트 빌딩에 위치한 민주당 당사 도청을 시도했다는 것을 밝혔다.

이후 워싱턴포스트의 칼 번스타인과 밥 우드워드는 기자의 상징이 됐다.

또한 이들의 기사에 등장하는 일명 ‘딥 스로트’로 불리는 인물은 마크 펠트 전 FBI 부국장이었던 것으로 지난 2005년 밝혀졌다. 본인의 신분을 스스로 밝혔던 마크 펠트는 지난해 12월 사망했다.

그레이는 펠트의 상관이었다. 그레이의 아들 에드워드 그레이는 그의 아비지가 1972년 8월16일 스미스와 점심을 가졌던 날의 기록을 발견한 후, 뉴욕타임즈에서 “아버지가 스미스를 좋아했으며 자신의 마음을 조금 터놓고 얘기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워터게이트 진상과 관련된 비밀을 그의 아버지가 누설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의심했다.

이날 워싱턴포스트는 펠프스와 스미스의 폭로에 대한 직접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며, 뉴욕타임스는 이들의 진술에 대한 논평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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