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황금연휴' 학부모들 '희비'
'5월 황금연휴' 학부모들 '희비'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4.27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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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 초등학교 4~5일동안 효경방학 선정
'징검다리 연휴'로 사실상 '반짝방학'이 되는 5월을 앞두고 학부모들의 희비가 교차되고 있다.

대부분의 일선 초등학교는 근로자의 날(5월1일)과 석가탄신일(2일), 일요일(3일)등 2~3일간의 연휴가 겹친 관계로 4일(월)을 학교재량휴업일로 잡았다. 5일(화)은 법정공휴일인 어린이날로 속칭 '징검다리 휴일'이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학교는 학교장 재량하에 근로자의 날인 1일에는 체육대회와 체험학습 등으로 대체하고 4일을 '효경방학' 등으로 선정, 최장 4~5일동안 '단기 방학'에 들어간다.

아이와 어른들 모두가 꿀맛같은 연휴를 맞은 셈이다. 자녀 선물에 각종 지출부담으로 주머니 사정은 걱정이지만 오랜만에 맞은 황금연휴 일정짜기에 분주하다.

하지만 이 와중에 고민과 시름이 깊어지는 사람이 있다. 다름 아닌, 맞벌이 부부와 저소득층 자녀들이다. 이들에게 '황금연휴'는 강 건너 이웃의 이야기일 뿐이다. 야간근무라도 겹치는 날에는 아이를 돌봐 줄 사람찾기에 급급하다.

일선 학교에서 재량휴업일에 맞는 방과후 학습프로그램을 준비했지만 자녀가 가기를 꺼려한다.

'남들은 노는 날'에 학교에 갔다가 상처만 받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실제 전체학생의 10~15%에 이르는 인원이 생계비를 보조받는 '영세학군'의 경우, '노는 날에 놀지 못하는 아이들'라는 인식으로 서로간 눈치만 보는 꼴이 되기 십상이다.

138개의 초등학교가 있는 대전지역의 경우, 4일을 재량휴업일로 잡은 학교는 90여개교. 학교운영위 결정에 따라 추가로 결정된 학교까지 포함하면 100여개교가 넘는다.

이중 동구지역과 대덕구 지역에 산재한 일부 초등학교의 경우, 재적인원의 15%가 급식비 보조를 받는 극빈층 자녀들이다. 이들은 아무리 좋은 방과 후 프로그램이 마련돼도 (학교에) 스스로 가지 않는다. 행여 친구들로부터 '못 사는 동네 아이'란 비아냥을 듣기 싫어서다.

재량휴업일에 학교를 가지 않는 아이들이 가야 할 곳은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교육당국과 일선 자치단체, 시민사회단체 등이 머리를 맞대고 좋은 환경과 프로그램을 마련해도 그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장벽'이 가로막혀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다름아닌, 편견과 참여의 문제다.

한마디로, 사회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소외된 아이들이 가야 할 곳이 녹록치 않다는 얘기다.

'황금연휴'로 불리는 5월의 짧은 방학. 먹고 마시고 노는 즐거움 속에 한번쯤 되짚어봐야 할 '우리의 그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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