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시설 양산… 이용자 피해만
문제시설 양산… 이용자 피해만
  • 연숙자 기자
  • 승인 2009.01.12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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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복지인가
충북지역아동센터의 정부지원 현황에 따르면 2007년 현재 94% 이상의 센터가 정부지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센터의 재정 현황도 연 3000만원 미만이 59.5%, 5000만원 미만이 20.2%로 나타나 열악성을 보여주고 있다. 센터는 열악한 재정 확보 방법으로 정부지원 외에 자체재정과 개인후원으로 충당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운영의 열악성은 사회 문제를 야기시키기도 한다. 서울의 모 지역아동센터에선 학부모에게 후원금을 강요해 물의를 일으켰는가 하면, 유통기간이 지난 푸드뱅크를 그대로 아동급식으로 사용해 학부모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실제 센터를 이용하고 있는 한 학부모는 "아이가 푸드 뱅크로 지원된 빵을 받고 날짜가 지났다고 하자 괜찮다며 먹게 했다"면서 "무료로 이용하다 보니 학부모들이 자기 목소리도 내지 못하고 있다"며 누구를 위한 시설이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또한 푸드뱅크를 지원받을 경우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아동 1인당 1일 급식비 3000원에 대한 불투명한 사용처나 해당 급식비보다 못한 부실한 급식 지원은 착복 가능성과 함께 감시의 사각지대로 지적돼 왔다. 더구나 아동 1인으로 환산하면 센터에 매월 14~15만원씩 지원되고 있는 지원금은 아동을 위한 서비스로 이어지고 있는지를 점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지역아동센터의 투명한 운영을 감시할 감시체계가 전무한 상황이다 보니 센터장의 소명감에 의존하고 있는 운영은 양적 팽창만큼이나 부실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은 게 사실이다.

재정의 열악성은 아동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센터장들은 아동을 위한 프로그램 운영에 가장 어려운 점으로 48.3%가 재정적 어려움으로 꼽아 재정이 프로그램 운영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이모씨는 "월 200만원가량의 운영지원금에는 인건비가 포함되어 있어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에 어려움이 있다"며 "교사지원을 받고 있으나 자체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할 경우 강사비를 운영비에서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센터는 교회의 지원을 받고 있어 재정적 어려움은 다른 곳에 비해 나은 편"이라면서도 "아이들을 위한 지도나 관리만으로도 힘든데 행정적 서류까지 작성해야 하는 문제로 인해 아동을 위한 프로그램 운영에 소홀할 수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나 종교단체나 개인 후원자의 후원금으로 운영하는 몇몇 곳을 제외하면 프로그램 운영도 정부가 지원하는 학습지도교사나 강사 순환제에 의한 프로그램 운영에 머무는 수준이다. 최근에는 정부로부터 지원받고 있는 1~2명의 교사지원조차도 보조금으로 전환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어 센터의 역할에 대해 의구심을 품게 하고 있다.

이에 충북도 담당자는 "현재 시설운영비로 지원되는 보조금은 인건비로 60% 이하를 사용하게 되어 있고,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비로 20~30%를 사용하도록 규정돼 있다"면서 "정부지원이 시작되며 3~4년 사이에 갑자기 늘어난 센터에 대해 체계적인 관리와 운영을 맡을 전담부서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하반기부터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평가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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