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요원한 축제다운 축제
아직도 요원한 축제다운 축제
  • 이수홍 기자
  • 승인 2008.11.13 22: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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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이 수 홍 부국장 <서산>

해마다 자치단체들이 앞다퉈 많은 축제를 치른다. 대부분이 지역 색채를 주창하며 각양각색의 축제를 열고 있다. 전통문화의 보존, 계승발전을 위시해 하기좋은 말들은 다 동원되기 일쑤다.

서산시와 태안군은 올해 지역의 전통문화를 계승발전시키고 이를 지역발전과 연계시킨다는 취지로 여러 축제를 열었다.

특히 서산시의 경우 올해 읍·면지역 주민화합을 목적으로 체육대회까지 개최해 한 해 내내 축제를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태안군을 살펴보자.

봄부터 꽃을 주제로 한 각종 꽃축제가 10여차례나 열렸다. 볼거리 장터를 만들어 태안군을 알리고 외지인들을 불러들여 지역경제도 창출해 낸다는 게 취지다. 그러나 투입된 돈만큼 관광객들이 몰려들었다는 평가보다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아직은 우세하다.

태안 유류유출사고와 관련된 어민들을 위한 수산물 축제도 곳곳에서 열렸다. 또 최근 농업인들의 축제인 농업경영인 축제가 열리고 있다. 태안 농산물의 우수성을 널리 알려 농업인들의 소득증대를 꾀하겠다는 게 목표다.

그러나 선관위가 선거법 위반 등 문제를 이유로 불가 판정을 하는 바람에 군수가 시상을 포기하는 우여곡절 끝에 농업경영인 축제로 열리고 있다.

태안군이 올해 각종 축제에 지원한 예산은 20여억원에 달한다.

서산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시 랜드마크 축제를 표방한 행사를 비롯해 오는 23일까지 철새축제가 열리고 있다. 지금까지 수억원에서 수천만원까지 지원에 나서 30억원이 웃도는 돈을 썼다. 그러나 각종 축제의 콘텐츠에 대해 보통 이상의 평가는 아직 없었다. 혹자들은 돈만 쓰고 알맹이 없는 붕어빵 축제가 많았다고 혹평이다.

너도나도 경쟁적으로 이 마을이 하니까 우리도 하는 꼴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 또 어떤 축제는 이벤트 회사에 맡김으로써 지역민들에게 외면받는 경우도 있었다.

충남도는 충남도를 대표할 축제를 표방하며 백제문화제를 치렀다. 해마다 공주시와 부여군이 번갈아 가며 치르던 백제문화제. 올해 백제문화제는 자타가 공인하는 우리나라 대표 축제 중 으뜸 축제로 우뚝섰다. 충남도가 나섰기 때문인 이유도 있지만 충실한 내용에 많은 점수를 받았다.

이벤트 회사의 참여를 최소화한 것도 특색있는 축제로의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100억원의 막대한 예산 투입과 도 단위의 행정적 지원 덕도 있지만 그 결과는 매우 성공적인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백제문화제, 지역색 있는 축제를 통해 많은 일본인들이 찾아 오고 유럽 등 외국인들의 발길도 많았다.

이 축제는 우리나라 백제시대의 역사와 문화를 전 세계에 널리 알리는 초석이 됐다. 게다가 지역경제 창출도 기대 이상의 결과로 나타났다.

공주시와 부여군의 적극적인 동참과 그동안 지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문화적 콘텐츠를 축적한 게 성공적인 축제의 열쇠가 됐다.

축제는 한해에 열리는 횟수가 중요한 게 아니다. 그 축제가 담고 있는 내용이 더 중요하다. 더욱더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대한민국 속의 지역색 짙은 축제로 거듭나야 한다.

그런 축제를 위해 서산시와 태안군은 앞으로 깊은 고민을 해야 한다.

서산시와 태안군의 역사와 문화를 고스란히 담고 미래를 담보하는 축제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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