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지역사회와 소통하라
현대제철, 지역사회와 소통하라
  • 안병권 기자
  • 승인 2008.11.11 22: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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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안 병 권 부국장 <당진>

현대제철 당진공장이 EOS(배출물 최소화 소결법) 환경저감 설비와 관련해 대용량 부적합, 품질저하 등의 이유를 들어 "기존 일반설비인 여과집진기(일명 백필터)와 부속설비로 대체하겠다"고 지난달 16일 '친환경 제철소 건설 및 지역발전협의회'에서 발표했다.

이를 두고 지역 주민과 환경단체는 "EOS 설비는 고로제철소 승인과정에서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지역에 환경위험을 해소하는 역할을 했다"며 지역공동체에 약속한 합의사항을 일순간 폐기했다고 강력 반발하고 있다.

유럽에서 최신설비로 인정받고 있는 EOS를 교체한 것에 대해 진실을 밝히라고 나선 것.

설비변경에 대한 근원적인 배경과 사유에 대해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한마디로 설비 교체에 대한 진정성을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또 오염물질 없는 제철소 건설을 약속해 놓고 설비 변경에 나서면서 주민, 당진군, 충남도, 환경부 등과 전혀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부분도 도마위에 올랐다.

일방적 통보는 당연히 불신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쟁점이 되고 있는 EOS는 오염물질 배출을 획기적으로 최소화하는 신공법으로 네덜란드 코러스사(Corus社)가 처음으로 채택한 설비다.

이 설비는 고로제철소의 전체 오염물질 배출중 50% 이상을 차지하는 소결공정에 설치돼 활성탄 흡착·부대설비와 함께 고로제철소의 오염을 90%에서 99%까지 제거할 수 있는 첨단설비로 홍보된 바 있다.

현대제철은 EOS 설비를 교체해야 하는 배경으로 철강제품 품질저하를 초래한다는 설비업체의 문제제기에 따라 환경과 품질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설비를 찾았다고 하지만 이는 초창기부터 알려진 사실임에도 이제와서 마치 새로운 사실처럼 설비교체의 근거로 제시하는 것은 설득력이 약하다.

환경성능에 대해 한국대기환경학회 연구진은 "대체설비가 먼지와 환경물질 배출량을 EOS 설비에 대비해 현저하게 저감시킬 수 있는 환경기능이 훨씬 강화된 설비로 검증됐다"고 밝혔으나, 지역에서는 현대제철의 용역을 따른 것으로 수탁자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을 공감하고 있다. 수탁자의 입장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주민 누구나 대체설비 재선정에 공감해야 한다. 이는 정상적인 절차와 과정을 통해서 언제든 가능하다.

현대제철은 주민설명회에서 "당초 약속한 설비가 아닌 다른 설비로 교체하게 된 점과 지역주민과 사전에 협의가 없었던 부분에 대해 깊이 사과한다"며 절차상 미흡한 점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또한 EOS 설비 배제사유와 대체설비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제3의 특별기구 설치 요구에 현대제철은 '민·관·학 공동환경 감시단'틀 안에서 수용,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산 대산의 석유화학단지, 당진화력, 현대제철로 이어지는 연관 산업단지의 공해 발생량으로 볼 때 숨쉬는 공기의 질이 상당한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주지의 사실이다.

관건은 현대제철의 대체 설비가 과연 최첨단 친환경설비로 인정할 수 있는가에 있다. EOS 설비에 비해 여과집진기로 개선할 경우 투자비는 590억원에서 750억원으로 증가한다. 환경개선을 위해 투자금액이 증가하는 만큼 재선정 과정에 만에 하나라도 의혹이 불거지면 안된다.

설비변경에 따른 모든 문제점을 놓고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역사회와 신뢰를 쌓는 일과 함께 머리를 맞대는 허심탄회한 대화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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