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하수관거 정비사업 부실 우려
천안 하수관거 정비사업 부실 우려
  • 이재경 기자
  • 승인 2008.10.10 22: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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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천안, 1192억에 낙찰 6억 4000만원에 하도급
천안시 하수관거 정비사업의 일부 공사가 업체간 과당경쟁으로 설계 기준 가격보다 터무니없이 낮은 금액에 발주돼 부실 공사가 우려되고 있다.

9일 천안시에 따르면 천안 원도심 하수관거정비 BTL사업자인 푸른천안(주) 컨소시엄은 지난 9월 말 폐기물처리 공사를 발주하면서 설계가의 56%에 해당하는 금액을 실행단가로 편성해 공사를 발주했다.

전체 22개 공구 중 4개 공구에 대한 폐기물처리공사의 설계 기준가(푸른천안과 천안시와의 협약 금액)는 15억 4400만원이다.

그러나 푸른천안은 실행단가를 8억6400만원(협의금액의 57%)으로 편성해 공사를 발주하고, 지역 전문 업체에 설계가의 41%인 6억4000만원에 공사를 맡겼다.

푸른천안은 지난 6월에도 원성지구 1단계 폐기물처리공사과정에서 또 다른 지역 업체에 설계 기준가 4억원의 42.7%인 1억7100만원에 하도급 공사를 발주했다.

이번 BTL사업은 민간사업자가 자본을 선 투입한 뒤 시설을 기부체납하면 국비(70%)와 시비(30%)로 천안시가 푸른천안에 20년간 임대료를 지급하는 사실상의 관급공사다.

관급공사나 마찬가지인 BTL사업의 시공단가가 원도급액의 반값도 안 되는 금액에 발주되고 있는 셈이다.

이 사업의 다른 하도급 공사 입찰에 참여하는 다른 업체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토목, 관로 등의 다른 하도급 공사들도 실행가가 낮아 낙찰자로 결정된 전문건설업체들조차 적자 시공에 따른 불안감에 애를 태우고 있다.

지역 전문건설업체들은 "국가재정사업과 자본투자방식만 다를 뿐 사실상 관급공사를 따낸 BTL사업자들이 이익실현 만을 위해 헐값에 하도급 공사를 맡기고 있다"며 "결국 지역 전문건설업체의 고름을 짜내 자신들의 이익만 챙기는 것 아니냐"고 비난했다.

푸른천안 주간사인 (주)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저가 낙찰은 업체간 과당경쟁이 부른 결과"라며 "품목별 실행단가를 종합한 전체 실행가는 원도급액인 설계가의 90% 선"이라고 해명했다.

천안시 하수관거정비 1단계 BTL사업은 천안천 상류지역 및 원성, 성정동 처리분구 일대 우수관 190km와 배수설비 1만5805곳을 확충하는 사업으로 푸른천안 컨소시엄은 총사업비 1192억원에 사업을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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