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봉명동 뽀까치기
청주 봉명동 뽀까치기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3.28 23: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재일기자의 '주말 맛기행'
물오른 주꾸미 辛바람

'봄 주꾸미, 가을 낙지'라는 말이 있다.

가을 낙지에 견줄 정도로 봄 주꾸미는 맛과 영양이 으뜸이다. 쭈꾸미, 쭈게미, 쭈깨미 등 지역마다 달리 부르는 주꾸미는 3∼4월이 제철이다.

산란기(5∼6월)를 앞두고 알이 꽉 차고 영양분이 채워질 뿐 아니라 육질이 쫄깃하다. 3월에서 4월 초에만 볼 수 있는 주꾸미 알은 희고 길쭉해 언뜻 쌀밥처럼 보인다. 이 알이 바로 주꾸미 맛의 결정체다.

머리처럼 생긴 몸통을 한입 베어 물면 오독오독 씹히는 알들이 바닷내음을 입 안 가득 퍼지게 한다.

주꾸미는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신선한 회나 샤브샤브로 먹어도 좋지만, 돼지고기 삼겹살과 함께 매운 양념으로 무쳐서 철판에 볶아 먹는 것도 별미다.

즉석 철판요리 전문점 뽀까치기(대표 정균태·37·사진)는 입에서 불이 나거나 혀가 떨어질 것 같은' 자극적인 맛에도 불구하고 연신 젓가락이 가는 중독성 강한 매운맛으로 겨우내 무뎌진 입맛을 되살려주는 '辛(신) 바람'나는 매운 음식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뽀까치기(청주시 흥덕구 봉명2동 1980번지·043-275-7434)의 주꾸미볶음은 첫 맛은 별로 맵지 않지만, 시골에서 직접 기른 고추로 매운맛을 더해 먹을수록 코끝이 얼얼하면서도 속이 확 풀리는 것 같고 잊을 만하면 다시 생각나는 그 맛에 또다시 발걸음을 옮기게 하는 마력을 가지고 있다.

또한 주꾸미와 함께 곁들여 먹을 수 있는 삼겹살 사리는 음식궁합에서도 환상의 조화를 이룬다. 돼지고기는 신장을 보하면서 음기를 보호해주는 효능이 뛰어나지만 지방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것이 흠이다. 반면 주꾸미는 체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내려주는 타우린이 다량 함유되어 돼지고기의 단점을 해결해준다.

게다가 서비스로 얹어주는 달걀과 입가심으로 내오는 양은냄비 가득한 팥빙수에서도 손님에 대한 배려가 묻어난다. 철분과 타우린도 풍부해 기력 회복에도 좋다는 주꾸미. 제철 맞은 주꾸미 한 번 먹지 않고 3월을 보낸다면 두고두고 후회할 일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