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원대 갈등 봉합 미궁속으로…
서원대 갈등 봉합 미궁속으로…
  • 김금란 기자
  • 승인 2008.03.06 23: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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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장 사태 종식, 협약서 이행 표명

교수회"신뢰성 없다" 퇴진운동 전개

학생회 "빚해결이 먼저" 대책안 거부


서원대학교 박인목 이사장이 학내구성원이 요구한 사항을 모두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전격 발표했다. 그러나 교수회는 이를 거부하고 이사장 퇴진운동을 벌이기로 해 서원대 문제 해결은 여전히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박 이사장은 5일 오후 3시 최경수 총장, 조명화 교수회 의장 및 운영위원들이 참석한 긴급회의를 가졌다.

박 이사장은 이날 '학내 갈등 종식을 위한 법인의 대책'이라는 제목의 A4 3장 분량의 6가지 대책안을 내놓았다. 우선 27억원(협약서 2조) 문제는 손실된 등록금(교비)'인지, '법인업무관련 부채'인지 논란을 빚은 만큼 교육부에 공식 조회한 후 그 판단 결과에 따라 이행요구를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교비라고 판단하면 학교로, 법인부채라면 법인에 예치하겠다고 밝혔다.

▲ 청주 서원대학교가 재단의 채무변제 불이행 등을 놓고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5일 오후 재단 이사장과 총장, 교수회가 긴급회동에 들어갔다. 대학 총장실에서 회의를 마친 최경수 총장과 조명화 교수회의장이 빠져나오고 있다./유현덕기자

출연 완료된 대구 평리동(1400-10번지) 건물에 설정된 근저당 해소 문제(협약서 4조)는 14억원의 근저당 부채는 이 건물을 담보로 전액 상환된 만큼 근저당을 즉시 해소할 계획이며, 서울 한남동 건물 매각(협약서 제 4조)도 부채해결 책임 담보가 소멸된 것을 보충하기 위해 교육부와 협의를 거쳐 대체 부동산을 부채해결책임담보용으로 제시하겠다고 했다.

협약서 제 1조 사항인 법인부채는 부채해결책임담보용 부동산으로 협약서에 명기된 부동산(현 시가 55억원으로 주장) 외에 한남동 부동산을 대체할 부동산을 제시해 최단시일 내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비쳤다.

학원매각설에 대해 박 이사장은 시민단체까지 포함시켜 조사를 벌였지만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또 대학직원 법인파견문제(교육부 감사 지적사항)는 법인 회계가 정상화 될 때까지 당시 총장, 교수회 의장 동의로 양해를 얻었지만 지난달 말 법인에 파견된 대학 직원에 대해 대학 복귀를 결정한 만큼 이달부터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자판기, 매점, 주차장 등 학교복지시설 운영권(교육부 감사 지적사항)은 총학생회 요구를 수용해 지난달 말 대학으로 환원했다고 밝혔다.

박 이사장은 2003년 11월 법인 인수 당시 약속한 협약서 내용을 모두 이행하겠다는 뜻을 피력한 셈이다.

한편 교수회(의장 조명화)는 이날 오후 4시 총회를 개최해 운영위원회에서 상정한 이사장 퇴진 결의안을 두고 투표를 실시한 결과 참석회원 64명(위임 투표권 미포함) 가운데 59명이 찬성(기권 3표, 반대 2표)해 안건을 의결했다.

조명화 교수회 의장은 "현 이사장이 법인을 인수하면서 4년 동안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를 보이지 않아 신뢰하기 어렵다"며 "교수회는 채무변제 방안으로 법원에 공탁한 후 빚을 갚을 것과 약속대로 재산 출연할 것을 요구했지만 대책안은 예전과 달라진 게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사장 퇴진 결의안이 의결됨에 따라 앞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 퇴진 운동에 대한 세부 사항을 운영위에서 논의해 나갈 방침이다"고 말했다.

지난 3일부터 이사장실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는 총학생회는 법인의 대책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갖고 강력 대응할 것으로 알려졌다. 총학생회는 박 이사장의 대책안을 거부하고 오는 10일 오후 6시 전체학생회의를 통해 의견을 수렴한 후 활동을 전개해 나갈 뜻을 밝혔다.

총학생회 홍민규 회장은 "박 이사장이 제시한 대책안은 정해진 기한 안에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명확한 의사가 없다"며 "먼저 부채를 변제한 후 대책안을 내놓았다면 신빙성을 갖겠지만 말로만 해결하겠다는 말은 4년전에도 했던 말이다"고 말했다.

▲ 지난 3일 서원대 총학생회는 박 이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이사장실과 법인사무국에 점거농성을 들어갔다./유현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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