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은한 한지위에 그려진 시골풍경
은은한 한지위에 그려진 시골풍경
  • 연숙자 기자
  • 승인 2008.03.06 23: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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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국 한지공예가, 18일까지 한국공예관서 작품전

대청호 물길이 끝나는 마지막 마을, 산길이 이어지며 골짜기 골짜기 깊이를 더해가는 마을, 문의면 소전리 벌랏마을에서 삶과 예술을 하나로 보여주고 있는 이종국 한지공예작가가 청주한국공예관에서 작품전시회를 지난 5일 열었다.

작품의 재료인 닥나무를 직접 기르고, 이를 채취해 삶고, 말리며 한지의 특성을 살린 작품으로 완성되기까지 모든 과정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이종국 작가는 소박하고 단아한 한국 전통의 한지공예를 선보이고 있다.

100여점이 전시된 작품은 한지와 나뭇가지로 만든 조명등, 부채, 천연염색 한지작품, 자연에서 채취한 재료로 만든 생활소품 등 재미있고 소박한 작품, 정성 가득 담긴 하이터치 기법의 작품들이다.

특히 한지에 해학적이고 익살스러운 모습과 정감 넘치는 시골풍경은 벌랏마을의 자연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등을 소재로 은은한 한지의 특성을 잘드러낸 작품들은 삶이 예술로 예술이 삶으로 어우러진 작가의 작품세계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15년전 청원군 문의면 소전리 벌랏마을에서 마을 주민들과 공동체 삶을 꿈꾸며 정착한 작가는 마을 주민들과 함께 농촌문화 운동을 시작하고, 대안으로 이 지역 사람들이 생계수단으로 삼았던 한지제작을 복원하기 시작했다. 이는 한지로 유명했던 벌랏마을의 옛 모습을 되찾기 위한 새로운 시도였으며, 소외되어 가고 있는 농촌을 특성화함에 따라 새로운 돌출구를 마련하는 계기가 된다.

"한지만 팔아서는 생활의 한계를 벗어날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이를 이용한 공예품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바로 한지등인데요, 단순히 불을 밝혀준다는 등의 목적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작품으로 공간을 장식할 수 있도록 작업했습니다. 한지에 감물이나 콩물 등 천연 재료를 이용해 물들이며 새로운 한지등을 만들게 된 거죠."

주민들과 더불어 실천으로 보여준 이 작가의 생활예술로 인해 관심 밖에 머물렀던 벌랏마을이 농촌 전통 테마 마을로 지정되는 성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생활 속에서 소화하고 있는 이 작가를 두고 '삶과 예술을 하나로 잇는 작가'라고 말한다. 재료 생산과 생산물을 연결한 작품화는 전업 한지작가라는 점에서 높이 평가하고 있음이다.

이 작가의 예술세계는 독일과 오스트리아, 중국, 일본, 하와이 등 세계 곳곳에 소개되며 한지를 비롯해 솟대, 짚풀 등 다양한 한국의 전통문화를 선보였다.

'한지야말로 흙과 불, 물과 빛이 함께하는 생명의 결정체'라고 말하는 이종국 작가의 개인전은 청주한국공예관에서 선정한 2008년 충북의 젊은작가 초대전으로 오는 18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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