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술장사' 할인점 더 있다
'불법 술장사' 할인점 더 있다
  • 석재동 기자
  • 승인 2008.02.29 2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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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홈에버 이어 다른 업체들도 속칭 '삥 물건' 반출
규모 한달 3만∼4만상자 추정… 조사 절실

속보=홈에버 청주점의 불법 주류 유통 의혹(본보 2월26일자 3면 보도)에 이어 청주지역 일부 대형 할인점에서도 이같은 행위가 관행처럼 은밀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같은 불법 유통 규모가 청주지역 전체 캔맥주 유통량의 30% 안팎에 이를 것이라는 게 관련업계의 진단이어서 당국의 철저한 조사가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28일 청주지역 주류 유통업계 한 관계자에 따르면 홈에버 청주점외에 또 다른 대형 할인점도 불법 도매상에 가정용 캔맥주를 판매한 후 매출 영수증을 허위 작성하는 속칭 '삥 물건'을 반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불과 3년전만 하더라도 거의 모든 대형 할인점이 이같은 수법을 사용했지만 A사와 B사가 각각 3년전과 6개월전쯤 이같은 행위를 중단하고 주류전용 판매대를 철거하면서 그 수가 줄었다.

현재 할인점과 불법 주류도매상 자체 확보 물량 등의 불법 유통량을 합칠 경우 청주권에서 한달간 유통되는 총 캔맥주량의 30% 정도에 해당하는 3만∼4만 박스(24개들이·355 기준) 정도로 추정된다. 캔맥주 판매가에 포함된 10%의 부가세를 고려하면 국고로 귀속돼야 할 8000만원 가량의 부가세가 매달 불법 주류판매업자들의 주머니로 새어 나가고, 일부 할인점은 이를 조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할인점의 불법 주류 반출은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심지어는 대량으로 판매할 경우 주류 제조사로부터 할인점이 받게 되는 인센티브 등을 활용해 공장도 출고가 이하로 반출되는 경우도 있다"고 실태를 전했다.

그는 또 "이처럼 캔맥주가 불법 주류반출에서 주를 이루는 이유는 적재와 운반이 간편하고 용량에 비해 단가가 비싸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홈에버 청주점에서 수백명의 소비자가 연속해 일률적으로 캔맥주 2박스씩 구매한 것으로 작성된 영수증의 1개 가격이 1100원인 점을 고려할 때 한 박스의 가격은 2만6400원이지만 실제 불법 도매상들에게는 이 보다 낮은 가격에 반출됐을 것으로 보인다. 캔맥주 한 박스 공장도 출고가(355)는 2만4400원 가량이다.

실제 충청타임즈 취재결과 할인점에서 불법 반출된 캔맥주를 매입한 도매업자는 한 박스에 2만6000원씩 받고 불법 중·소매인에게 넘기고, 중·소매인은 1000원의 이윤을 얹어 노래방 등에 2만7000원씩에 공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럴 경우 불법 거래 업자 이윤은 할인점 판매가격에 따라 달라진다.

이처럼 불법 반출된 캔맥주의 소비처는 노래방과 여관, 포장마차, 소형음식점 등이며 이중 80∼90%가량은 노래방과 여관으로 유통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전직 불법 주류 중·소매인인 C씨는 "삥 물건으로 나온 물건을 노래방 등에 공급하는 중·소매인이 50명 가량은 될 것"이라며 "보통 노래방의 경우 한번에 캔맥주 10박스 이상을 구매하고 다량의 음료 등이 함께 반입되기 때문에 한 박스당 1000원이라는 이윤은 결코 적은 게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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