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군인 묻었다는 소리 들었어"
"숨진군인 묻었다는 소리 들었어"
  • 한인섭 기자
  • 승인 2008.02.18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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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박이 장미자 할머니(85) 증언
북한군 추정 유골이 발견된 청주시 상당구 내덕동 259-1 일대는 청석학원 용지와 옛 연초제조창 사이 실개천을 따라 형성된 마을로 속칭 '정상골 도랑'으로 불리던 지역이다.

장미자씨(여·85·사진)는 북한군 야전병원 주둔 상황을 아는 유일하다시피 한 주민이었다. 장씨는 "북한군이 밀고 내려왔던 해(1950년) 가을쯤 병원이 설치됐다 다음해 7, 8월쯤 이북으로 쫓겨갈 때까지 있었다"며 "학교와 실개천 사이 낮은지대와 방공호가 있었는데 부상당한 군인이 죽으면 슬쩍슬쩍 묻었다는 소릴 듣곤했다"고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장씨는 "약이 흔하지 않고 치료도 제대로 안돼 많이 죽었을 것"이라며 "병원에 주둔했던 군인들이 연초제조창 창고에 있던 담배를 가져다 피우곤 했던 모습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장씨는 이어 "전쟁이 끝난 후 청주대와 청주상고 건물이 들어서면서 유골이 숱하게 나왔다는 말도 들었다"며 "전쟁판이라 병원내부나 가매장 장면을 일일이 눈으로 본 것은 아니지만 다들 그렇게 알고 있다"고 밝혔다.

장씨는 1945년 내덕2동 1통 214-44에 이사와 63년째 살았다. 전쟁통에 두차례 피난길에 올랐지만 "죽어도 집에서 죽겠다"며 보은, 가덕에서 되돌아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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