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복집 복지리
우리복집 복지리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2.15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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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일기자의 '주말 맛기행'
쓰린 속 달래는 시원한 국물

복어하면 으레 등장하는 문구가 중국의 시인 소동파가 말했다는 '죽음과 맞바꿀만한 맛'이다. 철갑상어의 알인 캐비아와 송로버섯이라 불리는 트뤼프, 그리고 거위 간인 푸아그라와 함께 세계 4대 진미로 꼽히는 것이 바로 복어이다.

하지만 이러한 진미를 맛보기 위해서는 반드시 대가가 따르는 법. 바로 만만하게 볼 수 없는 가격이 발목을 잡는다.

하지만 '우리복집'(대표 김상덕·53)은 맛과 가격, 거기에 정성으로 음식을 준비하는 최상의 서비스까지 곁들이면서 손님들의 발길을 끌어 모으고 있다. 90%가 단골인 이집 손님들이 주로 찾는 요리는 복맑은탕(복지리). 우리복집은 복지리의 맛을 좌우하는 육수를 만들기 위해 무, 대파 등 각종 야채에 복어 머리를 넣고 달인다.

육수를 내기 위해 별도의 고기를 넣지 않는 것은 강한 맛이 오히려 지리의 참맛을 느낄 수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지리 국물맛이 시원하면서도 깔끔하고 부드러운 맛을 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뚝배기 한 가득 보글보글 끓여 나오는 복국 한 그릇에 잘 손질된 콩나물과 미나리, 그리고 식초 한 방울을 넣고 한 숟가락 목으로 넘기면 그 시원한 맛에 전날의 숙취마저도 모두 날아갈 판.

여기에 고춧가루 양념을 알맞게 풀어 빨갛게 끓여낸 '복매운탕'은 매콤하고 얼큰한 맛이 엄지손가락을 저절로 추켜세우게 만든다.

또한 콩나물, 미나리, 당근 등 야채와 매콤한 고추장 양념에 버무려 나오는 '복찜'은 쫄깃한 고기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어 입을 즐겁게 하고 곁들여 나오는 '복껍데기무침'은 아삭아삭 씹히는 양파, 미나리, 당근과 매콤새콤하게 어우러지며 신맛을 자극해 미각을 한층 돋운다.

우리복집(청주시 흥덕구 수곡동 92-28·043-284-2506) 김상덕 대표는 "독성이 약해지고 살집이 차오르는 늦가을부터 꽃피기 전인 2월까지 잡히는 복어가 살이 도톰하게 오르고 맛도 좋다"며 "콩나물과 미나리 등 숙취해소에 좋은 것들과 복어 자체도 간에 효험이 있어 이것만한 해장거리가 없다"고 단언한다.

뜨끈하고 시원한 국물이 몸의 구석구석을 파고들 때 쯤이면 어느덧 그 옛날 소동파의 기분을 조금은 이해할 듯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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