情 한아름 안고… 가자, 서해안으로!
情 한아름 안고… 가자, 서해안으로!
  • 이수홍 기자
  • 승인 2008.02.05 22: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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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서산 가볼만한 곳
절망의 바다 희망의 발걸음

올 설은 주말과 휴일이 겹쳐 길게는 8일, 짧게는 5일을 쉬게 되는 황금 연휴다.

설 황금 연휴를 맞아 본보는 유조선 사고로 여전히 시름에 젖어 있는 서산·태안 주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기 위해 이곳의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기획으로 소개한다.

이곳 피해민들은 전국민의 자원봉사에 힘입어 망가진 해안가를 어느 정도 원상복구하고 다시 사람들이 찾아오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지금까지는 태안을 찾아 기름방제를 하는 자원봉사였다면 앞으로는 빼어난 경관과 먹거리가 풍성한 태안과 서산지역을 찾아 실제적인 도움을 주는 새로운 형태의 '제 2의 자원봉사'가 절실한 것이다.

태안과 서산지역, 특히 태안지역은 무려 540가 해안선으로 둘러싸여 있다.

해안선을 따라 곳곳에 절경이 펄쳐진다. 태안군 해안선 대부분은 국립공원 관리지역으로서 국립공원법에 따라 좀처럼 개발이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원시적 형태의 해안선이 그대로 보존돼 있어 우리나라 자연경관의 최고 보고로 인정받는다.

그런데 기름사고 후 태안과 서산지역은 여전히 기름냄새가 나지나 않을까, 기름으로 범벅된 해산물이 나오지나 않을까 하는 막연한 우려감에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어지면서 피해민들은 여전히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이고 있다.

사람이 그립고, 사람의 그림자가 간절한 이곳을 찾아 환경과 가족, 인간애의 소중함을 함께 경험하는 것도 설 연휴의 가장 보람있는 일이 될 것이다. 지금 이곳 피해민들은 필사의 노력으로 깨끗한 해산물을 준비하고 간절하게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다.

◈ 태안 끝 안면도 영목-백사장

영목항은 옛 안면도 핵폐기장 후보지였던 곳으로 안면도 끝이다.

이곳은 삼면이 바다로 바다와 접한 곳곳은 말 그대로 절경이다. 절경을 따라 횟집이 즐비하게 들어서 바다를 보면서 싱싱한 횟감을 골라 먹을 수 있다.

기름피해와 아무 상관이 없는 먼바다에서 잡는 우럭, 농어, 광어, 도다리, 아나고, 꺽쟁이, 전복 등 싱싱한 횟감이 제철이다.

4인기준 5∼6만원이면 충분하다. 우럭 등 대부분 어류는 에 1만5000원이면 회를 떠갈 수도 있다.

상차림도 식탁이 빼곡하다. 김치, 깍두기는 기본이고 회가 나오기 전 입맛을 보도록 내주는 각종 회(스끼다시)도 한상이다.

영목항에는 유람선도 즐길 수 있고 해안선을 따라 펜션도 곳곳에 있어 연인이나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머물고 가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충남도가 직접 관리하고 있는 도립 안면도 송림공원은 지역 명소 중에 명소.

안면도 해송 군락지에 들어서면 산림욕에 그대로 쏙 빠져든다.

수령이 보통 100년이상 된 해송은 잎이 푸르고 몸체는 붉은 빛을 띠며 잔가지가 없이 20m씩 훤칠하게 곧게 뻗어 가히 장관이다.

백사장 항은 100여곳 횟집 타운이 식도락가들을 즐겁게 한다. 백사장 항은 우리나라 대하 생산의 50%를 차지한다. 지금 방문하면 최고의 서비스로 최고의 맛을 경험할 수 있다.

◈ 안흥과 신진도 항

안흥과 신진도 항은 태안지역 대표적 어항으로 보령 위쪽(북) 수산물 집산지로 한해 1000억원 규모의 수산물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이곳은 세계 최고로 알려진 꽃게가 대표어종으로 일본에서도 안흥, 신진도 꽃게는 상종가를 올릴 만큼 서해안 최고품이다.

남해안과 달리 서해안은 조수간만의 차가 심해 대부분 어종의 육질이 좋다. 그래서 중국 어선들이 우리나라 바다 경계선을 넘어와 각종 어류를 불법으로 잡아가다 나포되는 일도 종종 벌어질 만큼 이곳 어종은 중국에서도 최고로 친다. 신진도 수협 어판장은 사계절 갓 잡아 온 각종 생선이 거래돼 싼값에 해산물을 구입할 수 있는 대표적 어판장.

이곳은 주변에 산재해 있는 볼거리와 먹거리에다 싼 값으로 해산물까지 사 갈 수 있어 발품이 아깝지 않다. 신진도항과 안흥항에는 인근 바다와 섬지역을 둘러보는 유람선(1인기준 5000원)도 매일 운항하고 있다.

◈ 사계절 해수욕장

만리포, 연포, 꽃지, 방포, 천리포, 구례포, 신두리, 학암포, 몽산포, 청포대, 꾸지나무골, 백사장, 의항리 등 일일이 손꼽을 수 없을 만큼 해안가 곳곳이 해수욕장이다.

크고 작은 100여개의 해수욕장은 국립공원지역으로 묶여 개발에 크게 제한받고 있다. 그래서 원시적 형태가 잘 보존돼 있다. 도시풍 해수욕장이 아닌 자연그대로의 경관을 즐기기엔 더 없이 좋은 곳이다. 연인과 가족과 함께 하는 백사장 모래밭에서의 추억만들기는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 바다낚시

안흥항과 신진항, 모항, 파도리, 학암포, 통개항, 몽대,곰섬, 채석포 등 각 항구에는 바다낚시가 가능하다. 배 한척을 하루 빌리는데 30만원선, 보통 10여명이 타지만 많게는 20여명까지도 승선이 가능하다.

항구를 떠나 한 두시간 먼바다로 나가면 대부분이 만선의 기쁨에 하루가 즐겁다.


◈ 서산시 부석면 간월도리와 창리 포구

간월도리는 지난 1980년대 초 현대건설이 서산 AB지구 간척공사를 하면서 섬이 육지가 된 곳으로 A지구 중간에 위치하고 있다.

제방공사로 바다가 호수가 된 동양 최대 규모인 천수만 담수호는 세계적 희귀철새들이 모여드는 세계적 겨울 철새도래지로 유명하다.

그래서 해마다 이곳에서는 세계 철새축제가 열린다. 간월도는 겨울철 최고의 별미인 새조개 주 생산지다. 지금 새조개를 안 먹으면 인생을 논할 자격이 없다. 특히 새조개는 고기류와 어류를 통틀어 영양소가 최고인데다 미네랄 성분까지 많아 겨울철 최고의 별미로 미식가들을 부르고 있다.

이곳에서는 또한 사시사철 싱싱한 횟감에다 굴젓, 밴댕이 젓갈 등 각종 젓갈이 밥맛을 돋구고 밥도둑 게장과 굴회 등 전국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다양한 굴요리가 입맛을 돋군다.

간월도에서 차로 5분거리인 창리 포구도 싱싱한 횟감이 간월도 못지 않다.

서산시 대산읍 삼길포, 벌말, 팔봉항에도 갖은 횟감에다 볼거리까지 주변에 산재해 있다.

팔봉면의 지명이 유래된 8개 봉우리의 팔봉산 정상에 서면 서산지역이 한눈에 들어온다.

서해안 고속도로와 접하고 있는 운산면 용현계곡에 들어서면 백제의 미소로 유명한 국보 84호 서산마애삼존불상을 만날 수 있다. 햇빛을 머금은 삼존불상은 삼라만상을 아우르는 백제의 미소가 속세의 찌든 때를 벗겨낸다.

이렇게 푸르고 자연이 살아 숨쉬는 곳, 해안가를 따라 자연 그대로의 빼어난 절경이 있는 곳, 태안과 서산지역을 찾으면 입이 즐겁고 눈이 부시고 마음까지 풍요로워진다.

이번 황금연휴, 떠나자 태안 서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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