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무현 해수부장관 제식구 감싸기
강무현 해수부장관 제식구 감싸기
  • 이수홍 기자
  • 승인 2008.01.22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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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강무현 해양수산부 장관이 지난 19일 전날 태안 유류피해 규탄 대회중에 농약을 먹고 분신한 故 지창환씨의 빈소를 찾았다.
이어 수협과 피해대책위원 등 주민 20여명과 태안 시내 횟집에서 오찬을 함께하며 주민들을 위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 전 피해어민대책위의 한 관계자가 "태안 기름사고 후 해수부는 태안에 직원들을 상주시키고 있으면서도 주민들을 돕는 일 등은 게을리 하고 주민들의 동태나 살펴 위에 보고하는 일이나 하는 것 같다"는 불만을 쏟아냈다.


성정대 위원장은 "태안주민들은 생계가 막막해 벌써 3명이 농약을 먹고 삶을 포기하고 있는데 정부는 언제까지 보고만 있을 거냐"며 "현재 충남도에 내려보낸 300억원의 생계비 지원금은 턱없이 모자라는 만큼 생계비 확충 등 재난지역 선포에 따른 후속 조치를 조속히 집행하라" 질타했다.
이처럼 참석한 피해대책 위원들의 격앙된 감정이 쏟아진가운데 강 장관은 "해수부 직원들이 배석해 있는 자리에서 장관에게 직원들이 일을 안 한다고 말하는 건 예의가 아니지 않느냐"고 되받았다. 강 장관의 이 말은 불난집에 부채질 하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참석한 피해민 대책위원들은 "해수부장관은 아직도 태안 군민들의 고통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도 직원 감싸기나 하는 장관하고 무슨 얘기를 하겠느냐"며 대책위원들은 자리를 떴다.
결국 이 자리에 배석한 진태구 군수가 "그동안 피해현장을 수차례 방문한 장관께서 주민들의 막막한 생계 등 주민고통을 잘 알고 있는 만큼 태안 특별법 제정 등 정부차원의 적극적이고 조속한 행정지원을 기대한다"는 요구를 끝으로 마쳤다.


이날 오찬은 분위기를 살피지 못한 장관의 말 한마디가 끓어오르는 군민 감정을 더욱 부채질 한 꼴이 되고 말았다. 지금 태안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다면 이보다 더한 말도 장관은 겸허히 듣는 인내력과 큰 가슴으로 이곳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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