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하다가...안전불감에 봉변당한 은행
설마하다가...안전불감에 봉변당한 은행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1.07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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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술한 은행의 현금인출기가 범인들에게 눈독의 대상이 되고 있어 방범체계에 시급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5일 오전 7시55분께 경기 고양시 덕양구 원당농협 주교지점에 2인조 강도가 침입 현금을 털어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 2인조 강도는 '경비업체로 현금인출기에 카드가 끼었다'고 신고한 뒤 출동한 보안업체 직원 이모씨(25) 다리를 흉기로 찌르고 뒤에서 청테이프로 결박한 후, 30여분만에 현금인출기 3대에 보관하고 있던 4898만원을 꺼내 달아났다.

사건 발생 이틀째인 6일 강도사건을 수사 중인 고양경찰서는 현장에서 발견된 CCTV(폐쇄회로TV) 저장용 하드디스크 본체 2대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분석을 의뢰하는 등 범인들의 신원을 확인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은 보안업체 직원 이씨를 결박할 때 사용한 청테이프 및 범인들이 사용했던 비상전화기 등의 지문 12점을 채취하는 등 운동화 자국으로 보이는 족적 2점을 확보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은행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주변 인물이 범행에 가담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은행 근무시간 등 출입기록을 조사 중이다. 또한 전 보안업체 직원들도 수사 대상에 올랐다.

그러나 이번에 발생한 사건을 두고 이미 예견됐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이날 출동한 보안업체 직원 이 씨는 허위로 신고한 범인들의 말만 믿고, 별도 안전조치도 하지 않은 채 홀로 출동해 아무 저항도 하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었다.

더욱이 이 업체는 국내 최대 보안업체로 잘 알려진 곳 중 하나인 S업체의 하도급을 받아 운영중인 것으로 확인돼 허술한 방범체계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경찰 관계자는 "범인들이 증거 인멸을 위해 CCTV 하드디스크에 물을 부었으나, 기록장치 등 내부상태 훼손이 적은것으로 알려져 오는 7일께면 판독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했다.

또 "근무가 없는 토요일 오전을 범행 시간으로 택한 점, 지문을 남기지 않은 점, 범행 후 CCTV에 물을 부어 증거를 인멸하려 하는 점 등에 주목하고, 은행 보안 시스템을 소상히 파악하고 있는 자로 수사망을 좁힐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건으로 인해 은행 방범망의 허술한점이 강화되는 반면, 휴일 등 은행 업무시간외에 장애 신고를 할 경우 보안업체가 출동을 기피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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