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앞바다에 원유가 유출된지 13일로 7일째다.

바다와 하늘, 육지에서는 떠다니는 검은 망령 방제를 위해 눈물겨운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이번 사고는 처음부터 논란 없이 인재에 의한 사고로 결론이 났다.

사고 당사자인 유조선과 해상크레인, 크레인을 견인하던 예인선, 해상 안전항해를 돕는 대산해운항만청의 관제실 등 나 하나쯤이야 하는 안일함, '안전제일' 원칙을 무시한 결과는 오늘 태안반도를 이렇게 만들어 놓고 말았다.

청정바다, 수려한 경관, 태안을 알리는 수식어는 태안 앞바다 기름유출 한방으로 날아가 버렸다. 자산의 가치는 눈에 보이면서 손으로도 잡을 수 있는 유형의 가치와, 보이지 않는 무형의 가치가 있다.

그런데 태안의 미래를 담보해주던 무한대의 가치, 청정바다와 수려한 경관은 인간들의 안일함 때문에 검은 기름띠에 목 졸려 바다에 수장됐다.

이곳을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던 주민들의 삶도 하루아침에 내동댕이 쳐져 앞으로 살길이 막막해졌다.

그런데대산해운항만청은 자신들은 책임이 없다고 항변하는 기자회견을 자청하는 등 자신들과는 무관함에 행정력을 보이려는 태도를 보였다.

현재 해경은 사고의 원인과 책임여부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책임여부는 조사결과에 나타날 텐데 말이다.

태안 앞바다를 지나던 유조선과 해상크레인, 그리고 예인선, 대산해운항만청 관제실 근무자 등 당신들은 검은 망령이 덮친 현장을 가보라.

이곳에 당신들의 흉상을 만들어 당신들이 태안 앞바다에 검은 망령을 드리운 주범들임을 자자손손 알리고 다시는 이같은 일이 없도록 타산지석을 삼도록 하라는 외침도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말라. 그만큼 주민들은 분을 삭이지 못하고 있다.

당대 인류역사에 기록되고 있는 초대형 참사는 자연재해보다는 인재에 기인한다는 사실, 그것을 역사는 입증해주고 있다. 그 피해는 인류역사가 짊어지고 가면서 타산지석으로 삼지만, 냄비 정신에 익숙해진 인간들은 금세 망각하고 만다.

망각의 속도나 횟수에 대한 제어를 잘하면 선진국의 지표가 되고 그렇지 않으면 후진국이다.

언론보도를 통해 미국 원유 유출사고 전문가 리키 오트 박사는 첫째 환경오염 피해가 심각하다는 점과 둘째 지역주민들은 정신적 충격이 오랫동안 지속되는데 알코올 중독, 가정폭력, 가정불화 빈도가 높다면서 이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커진다고 밝혔다.

셋째는 폐 원유에는 수십여가지 인체에 해로운 성분이 있어 방제요원들의 건강을 챙겨야 한다고 밝혔다.

대산해운항만청은 자숙하는 자세로, 정부는 어느 한곳도 소홀함이 없도록 재난 극복에 더욱 나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