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모순 속 깨달음을 속삭이다
삶의 모순 속 깨달음을 속삭이다
  • 연숙자 기자
  • 승인 2007.11.16 22: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이나 시인, '능엄경 밖으로 사흘 가출' 출판
느릿느릿 붓끝에 먹물을 묻혀 사군자를 친다
창호지에 새벽 푸르름이 묻어올 때까지
선을 따라 대를 그리고
마디를 넣고
이파리를 하나하나 채워가는 딴 세상
먹참선 대나무 그림
마음과 몸을
하나로 묶는다
마디마디 나를 느낀다.

-두루적막 속 먹향기는 멀어질수록 향기롭다

불교적 사유를 바탕으로 응축된 시를 보여주는 한이나 시인의 3번째 시집 '능엄경 밖으로 사흘 가출'이 문학세계사에서 출간됐다. 현대시학으로 등단한 시인은 '가끔은 조율이 필요하다'와 '귀여리 시집' 등 시집을 출간하며 활발하게 문학활동을 보여줬다.

이번 시집은 사물과 세계에 깊이있는 시선과 생각의 천착으로 삶의 아픔과 아름다움을 그린 시편들로 총 4부로 구성됐다. 1부 '발목을 잡다', 2부 '내가 바로 너다', 3부 '능엄경 밖으로 사흘 가출', 4부 '먹참선' 등 66편의 선시와 서정시는 불교적 사색과 초월적 자아를 보여준다.

특히 자의식을 행간에 담고 있는 시인의 작품은 리얼리티하면서도 경험을 관념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관념은 삶의 본질과 모순, 그리고 깨달음으로 전환되며 생생한 언어로 살아난다.

시인의 시선이 성찰과 사유로 깊어지는 가을, 한이나 시인은 "시가 안으로 말이 여물도록 인내하지 못하고 밖으로 쏟아낸 말인지도 모르겠다"면서 "그래도 태아나서 고마웠노라, 행복하였노라"고 고백한다.

시인은 충북 청주 출생으로 현재 한국시인협회, 한국문인협회, 가톨릭문인협회, '시천지' 동인으로 활동 중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