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바위에 충무공 친필 비석 우뚝
게바위에 충무공 친필 비석 우뚝
  • 정재신 기자
  • 승인 2024.04.25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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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시 정비사업 일환
난중일기서 모은 글자
충무공 이순신장군이 옥고를 치르고 백의종군길에 어머니 초계 변씨의 싸늘한 주검을 마주한것으로 알려진 충남 아산시 인주면 해암리 게바위.
충무공 이순신장군이 옥고를 치르고 백의종군길에 어머니 초계 변씨의 싸늘한 주검을 마주한것으로 알려진 충남 아산시 인주면 해암리 게바위.

 

오는 28일 충무공 탄신일(4월 28일)을 앞두고 이순신 장군(1545~1598)의 흔적이 깃든 아산 게바위와 그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비석이 세워졌다.

게바위는 `게 모양을 한 바위라는 뜻으로 `해암(蟹巖)'으로 불린다. 1597년 4월13일 백의종군길에 충무공이 어머니 초계 변씨의 싸늘한 주검을 마주한 곳이 바로 게바위(해암)이다.

25일 아산시는 인주면 해암리의 게바위 주변에

게바위 인근산에서 캐낸 돌에 새겨 만든  `대설국욕'(大雪國辱)과 `모야천지'(母也天只) 비석. /연합뉴스
게바위 인근산에서 캐낸 돌에 새겨 만든 `대설국욕'(大雪國辱)과 `모야천지'(母也天只) 비석. /연합뉴스

 

글귀를 새긴 비석 2기를 세웠다고 밝혔다.

비석은 게바위 인근 산에서 캐낸 돌을 사용했고 이순신 장군의 친필 글씨를 담았다.

비석에 새긴 글자는 장군의 생애와 사상 등을 연구해 온 노승석 동국대 여해연구소 학술위원장이 `난중일기'에 쓰인 글자를 찾아 모아 고증했다.

높이 245㎝ 크기의 돌에 새긴 `대설국욕'은 이순신에게 큰 의미가 담긴 말이다.

1594년 설날 군사훈련과 작전을 마치고 잠시 돌아온 아들에게 어머니인 초계 변씨는 “잘 가거라. 부디 나라의 치욕을 크게 씻어야 한다”고 말했다.

`난중일기' 기록에 따르면 당시 변씨는 `숨을 가쁘게 쉬며'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나, 아들의 하직 인사에도 `헤어지는 심정으로 탄식하지 않았다'고 전한다.

`대설국욕' 비석보다 조금 작은 크기의 `모야천지' 비석은 이순신이 평소 어머니를 칭할 때 한자 `어미 모'(母) 자 대신 `천지'(天只)를 자주 쓴 데서 착안해 만들었다.

한자를 풀면 `어머니는 하늘이다'는 뜻이다.

유교 경전인 시경(詩經) 백주(柏舟) 편에 나오는 `어머니는 진실로 하늘이시니 어찌하여 내 마음을 모르시는가'(母也天只 不諒人只)라는 구절에서 비롯된 말이다.

이순신 장군은 전라좌수영에서 1592년 설날 정월부터 `난중일기'를 쓰면서 2년 동안 어머니를 떠나 남쪽에서 설을 쇠는 슬픈 회한과 그리움을 적었다.

노 교수는 “장군에게 어머니는 하늘과 같은 존재로 생각했기에 `천지'로 적은 것으로 여겨진다”고 덧붙였다.

비석은 아산시가 추진하는 게바위 정비 사업의 일환이다.

/아산 정재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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