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으로 그려낸 직지… 세상과 通하다
흙으로 그려낸 직지… 세상과 通하다
  • 연숙자 기자
  • 승인 2007.11.01 0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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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일 화가, 14일까지 '通(통)communication' 전시회
"청주의 상징인 직지를 배우다 보니 활자란 세상과 소통하는 기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통정신은 예술가들이 바라는 마음으로, 이를 그림으로 새롭게 직지를 바라보면서 예술적 작업을 통해 세상과 인간과 그리고 모든 것들에 대한 소통을 잇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신용일 화가는 2일부터 오는 14일까지 신미술관에서 소통을 주제로 '通(통)communication'展을 개최한다. 흙의 거친 질감을 살려 그 안에 내재되어 있는 소통정신을 담아내고 있는 작품들은 오랜 시간을 들여다 보는 듯하다. 사람과 사람, 예술과 사람의 소통을 갈망하는 작가는 문자화된 직지에서 회화적 직지로 발현되길 꿈꾼다. 그래서 이번 전시회 작품들은 진정한 의미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작품세계를 펼쳐보이는 전시라고 말한다.

"그동안의 작업은 보여주기 위한 그림이나, 전시를 위한 그림이었다면 이번 전시 작품은 창조를 바탕으로 시도한 새로운 작품들이다"며 "직지의 내용을 새롭게 발췌하고 이를 자연재료로 사용해 한 자 한 자 쓰고, 다시 흙으로 덮고, 묻힌 후에 다시 드러나는 글자를 통해 끈질기게 살아숨쉬고 있는 생명을 담고 싶었다"고 한다.

김종근 미술평론가는 "추상적인 작품과 사실적인 작품을 보여주는 작가의 작품은 탁월한 표현 양식과 사실적 묘사를 특징으로 하고 있다"고 말하고 "그림이라는 것이 눈속임을 고려할 때 그는 눈속임의 기법을 사실력으로 실제 회화의 가장 기본적인 과정을 충실히 과시하고, 기하학적이고 도형에 입각한 화면 구성은 그의 예술적 감성을 적절하게 드러내고 있다"고 평했다.

3개월간 작업하며 40여점의 그림을 그리는 동안 내재되어 있던 에너지를 발견했다는 신 화가는 작업 과정을 비디오로 관람객들에게 보여줄 예정이다.

신 화가는 "이번 전시가 소통인 만큼 작업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관람객의 이해를 돕고, 그들과 소통하고 싶다"며 "글자를 흙으로 덮고, 시간이 흐르면서 스스로 드러나는 모습이야말로 사람과 사람이 통하면 하늘과도 통하는 만사형통의 진리와 같다"고 말한다.

그는 또 "마지막 순간은 모든 것을 덮어버리기 때문에 그 안의 것들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시간의 흐름이 새로운 것을 드러내듯, 침묵하고 있는 수면 아래의 것들은 마음으로 보는 이들에게 새로운 소통의 출구를 열어두고 있다"고 들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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