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1 경쟁 뚫고도 계약 포기…집값 하락세 속 신중 모드
100대1 경쟁 뚫고도 계약 포기…집값 하락세 속 신중 모드
  • 뉴시스 기자
  • 승인 2024.01.18 15: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분양가에 서울 청약 시장도 분위기 급변
집값 약세에 대출 이자 부담 여파 계약 난조

답십리 아르테포레 2차 무순위 청약 돌입



서울 분양시장에서 수 백대 일의 경쟁률을 뚫고 당첨되고도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면서 무순위 청약에서도 미분양 물량을 털어내는 데 실패하는 단지가 늘고 있다. 청약을 신청해 했지만 높은 분양가와 떨어지는 집값 탓에 포기하는 수요자가 많은 것이다.



1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서울 동대문구 'e편한세상 답십리 아르테포레'는 오는 23일 15가구에 대한 2차 무순위 청약에 들어간다.



e편한세상 답십리 아르테포레(121가구)는 지난해 10월 최초 청약 때 97가구 특별공급에 591명이 지원해 6.1대1, 24가구 일반공급에 2393명이 신청해 100대1을 기록할 정도로 흥행을 거뒀다.



하지만 전체 121가구 중 절반에 가까운 54가구가 미계약 물량으로 남아 지난 2일 1차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이 때도 3138명이 몰려 58.1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또 다시 계약 포기자가 속출하면서 미분양 물량을 모두 털어내는 데 실패했다.



비싼 분양가가 걸림돌이 됐다. 이 단지의 전용 84㎡ 분양가는 10억4300만~11억5400만원이다. 통상 공공분양인 '국민주택'은 민간분양과 달리 분양가가 저렴하지만 이 단지는 수도권 비투기과열지구 민간택지에서 공급돼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았다. 인근에 위치한 두산위브 전용 84㎡가 지난해 10월 9억5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2억원 넘게 비싸다.



최근 서울 전역 집값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는 데다 과거처럼 시세 차익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 이어지자 청약에 당첨되고도 포기하는 수요자들이 많은 것이다.



작년 11월 분양에 나섰던 동대문구 '이문 아이파크 자이'의 경우에도 122가구가 미계약 물량으로 남았다. 지난 3일 실시한 1차 무순위 청약에서 729명이 몰려 5.98대 1의 경쟁률을 보였지만 여전히 미분양 물량을 털어내지 못한 상황이다.



동작구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 강동구 '중앙하이츠 시티', 구로구 '호반써밋 개봉', 구로구 '남구로역 동일 센타시아' 등도 무순위 청약에서 미분양 물량을 소진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남구로역 동일 센타시아는 지난해 5월부터 8차례 무순위 청약에 진행했지만 여전히 10가구가 남아있고, 강동 중앙하이츠 시티의 경우에도 5차례 무순위 청약에도 16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



서울 분양 시장에서도 분양가나 입지에 따른 옥석가리기 현상이 심화하면서 예전 같은 묻지마 청약은 완전히 사라지고 선별 청약 분위기가 자리잡아가는 모습이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서울이라 하더라도 입지가 월등하게 좋거나 분양가가 합리적이라고 평가받는 곳만 완판이 이뤄지는 상황"이라며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자 수요자들이 신중 모드로 선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