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예술인은 너무나 서러운 가을이다
지방 예술인은 너무나 서러운 가을이다
  • 이현호 충북예총 수석부회장
  • 승인 2023.09.13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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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산책
이현호 충북예총 수석부회장
이현호 충북예총 수석부회장

 

너무나 힘들고 어려웠던 코로나 시대가 끝나고 첫 가을이 찾아왔다. 이 어려웠던 3년 동안 활동할 무대가 없어 예술적 끼를 피울 수 없었고, 경제적으로도 무척이나 힘들었던 예술인들이었다. 코로나가 많이 물러가며 모든 것들이 정상적으로 변하며 예술가들이 예술을 꽃피울 여러 축제나 행사들이 다시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동안 힘든 시기를 어렵게 보내며 언젠가는 코로나가 물러나겠지 하는 희망을 가지고 버텼고 드디어 그 희망의 시대가 왔다.

물론 어렵던 시기에도 TV 프로그램의 도움으로 수많은 음악 영웅들이 탄생하기도 했다. 코로나가 시작되고 한 TV 방송국에서 시작한 트로트 서바이벌 형식의 프로그램으로 송가인, 임영웅, 장민호, 영탁 등 노래 잘 부르며 실력 있고, 잘생긴 젊은 스타들이 탄생 되어 채널만 돌리면 트로트가 나와 대한민국을 트로트 전국시대로 만들어 놨다. 뿐만 아니라 10살 즈음의 아이들도 얼마나 애절하게 트로트를 잘 부르는지 전생에 한이 많았던 사람들이 환생한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트로트가 구수하고 매력도 있지만 그들의 팬들을 보자면 겁도 나기도 한다.

이미 오래전에 학교에서는 어린이들이 부르는 동요가 사라진지 오래다. 어려서부터 트로트 가수를 시키려고 아이들에게 목소리 꺾는 연습을 시키고, 없는 한을 만들어 눈물을 뚝뚝 흘리게 하는 어이없는 부모들도 보게 되는 한심한 현실이 되었다. 여러 부작용 속에서도 트로트는 이제 한국을 대표하는 음악이 되었고, 더이상 설움 받던 음악도 노래도 아니고 모두가 좋아하고 함께하는 음악이 되었다.

이 트로트 덕에 얼마 전에는 한동안 즐거워했던 적이 있었다. 친한 후배가 트로트를 불러 우리나라 대표적인 프로그램인`아침마당 도전! 꿈의 무대'에 출연을 하였다. 이 무대에 나오기 전 과거의 어려웠던 사연들을 이야기하고 노래를 불러 전 국민이 전화를 통한 투표로 매주 우승자를 가리는 훈훈한 프로그램이었다. 이 친한 후배가 나오며 어려운 1승을 차지하며, 주변의 지인들과 함께 응원 전화를 하며, 열심히 응원을 하였다. 2승까지 한 주에는 나까지도 구름에 뜬 기분으로 살았었다. 3승에서 멈추어 우리의 희망도 멈췄지만 언제 가는 다시 패자부활전을 한다는 희망으로 그날을 기다리고 있다.

얼마 전에 페이스북을 통해 가까운 지역의 축제를 예고하는 리플렛을 보게 되었다. 그 축제에는 여러 명의 트로트 가수들이 출연하는데 모두가 미스터, 미스 트로트 출신으로 수많은 충북의 트로트 가수들은 한 명도 끼지 못했다. 나는 트로트 가수는 아니지만 답답하고, 너무나 억울한 마음이 들어서 주위의 예술인들과 속상함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우리 충북에도 노래하는 가수들도 많고 또한 유명한 가수도 있는데 한 자리라도 좀 우리 동네 가수를 초청하면 안되나? 하는 생각으로 화가 솟구쳤다. 행정 하는 분들의 생각이 충청도 촌놈을 우습게 알아서 그럴까? 하는 서러운 생각이 많이 드는 축제의 계절 가을이다.

어렵게 음악을 하며 기다리며 희망에 부풀던 지역의 음악가들은 내 동네에서도 설 무대가 없어 설움에 복받치는 서러운 날들이다. 유명세가 덜 하더라도 고향 가수들 밀어주는 애향심을 부리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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