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신이 내린 선물 "인디언 서머'
늦가을, 신이 내린 선물 "인디언 서머'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10.04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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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환의 날씨에세이
윤 석 환 <대전지방기상청장>

늦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기 직전 1주일 정도 따뜻한 날이 계속되는 것을 인디언 서머라고 한다.

유럽의 선량한 그리스도교 신자는 가을의 따뜻한 날에 대해 성인의 탄생일을 기념하기 위한 이름을 붙이고 있다.

성 테레사의 여름, 성 마틴의 여름, 성 프리젯의 여름, 성 미카엘의 여름, 성 루카의 짧은 여름 등이 있다. 흔히들 예기치 못한 짧은 가을 기간의 온화한 날을 "게으름뱅이'의 여름이라 부른다.

가을의 온화한 날에 안개가 많은 것은 서리가 내리기 때문이며, 나뭇잎 속의 물기가 얼어 세포를 깨뜨리거나, 하루 중 휘발성의 탄화수소 분자가 태양열과 바람으로 인해 증발해 하늘이 푸르게 또는 희미하게 보이는 것이다.

목사인 제임스 후리맨은 인디언의 신앙에 대해 다음과 같은 견해를 나타내고 있으며, 남서풍이 뉴잉글랜드에서는 기분 좋은 바람으로 느낀다.

서리는 보통 9월말에 내리지만, 때로는 10월에 내린 후에 2∼3주간 좋은 날씨가 계속되는 수가 있다. 대기는 완전히 투명하고 구름은 여러 가지 색채로 장식한 듯 순수하게 보이며, 띄엄 띄엄 하늘에 떠 있어서 이 매력적인 계절을 인디언 서머라 부른다.

인디언은 이런 날씨가 그들의 자비롭고 위대한 카우탄트위트 신의 궁전에서 직접 불어오는 남서풍 때문에 생긴다고 믿었다. 그들의 신은 남서풍을 지배하고 그 밖의 모든 생사와 삶과는 초월하고 있으면서 그들에게 은혜를 가져오며 또한 그들의 혼은 사후에 신이 있는 곳으로 향한다는 것이다.

아메리카 대륙의 초기 이주자들은 지난 9월 23일(추분)쯤에는 추워져 폭풍이 온다고 믿었다. 갑자기 내습하는 폭풍을 가끔 "여자의 겨울' 또는 "눈 깜짝할 사이의 겨울'이라고 불렀으나, 이것이 사라진 뒤에는 인디언 서머가 시작된다.

미국에서 처음으로 인디언 서머라는 말이 사용된 것은 하머 제독이 1790년에 쓴 보고서였다. 그 후 이 용어는 1798년 뉴잉글랜드로 전해지고, 1809년에는 뉴욕으로, 1821년에는 캐나다로 전해졌다.

많은 작가가 겨울이 닥치기 전에 온화한 가을 날들을 기술함으로써 대중을 향한 말로 인디언 서머라는 말을 사용했던 것이다.

그러나 인디언 서머라는 용어가 선원들 사이에서는 전혀 다른 의미로 사용됐다. 19세기에 욕심 많은 선주는 물건을 운반할 때 헌배를 사용해 폭풍으로 배가 침몰하면 많은 보험금이라도 번다고 하는 악랄한 짓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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