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혐오 표현' 인권위원 "사퇴할 일 아냐"
'성소수자 혐오 표현' 인권위원 "사퇴할 일 아냐"
  • 뉴시스 기자
  • 승인 2023.05.24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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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상 인권위 상임위원, 국회 출석해 입장 밝혀
軍인권 결정문에 "동성애자 기저귀" 썼다 지워 논란

"사회적 소수자 배려 부족하다 생각해 스스로 삭제"



군 신병 훈련소 인권 상황 개선을 권고하는 결정문 초안에 성소수자 혐오 소지가 담긴 문구를 썼다가 지운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된 이충상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상임위원(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이 24일 사퇴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사임 의사를 묻는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생각이 들어 스스로 삭제했다"면서도 "초안에 썼다가 바로 삭제했기 때문에 사퇴할 내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 위원은 '해병대 훈련병에게 짧은 머리를 강요하는 것은 인권침해라는 사실을 교육해야 한다'는 취지의 인권위 권고안 결정문에 반대하는 소수의견을 적었다가 내부 검토 끝에 지운 바 있다.



당시 이 위원은 '남자 동성애자가 항문 파열로 기저귀를 차더라도 본인이 좋아서 그렇게 산다면, (본인의 선택에 따른 결과로) 인권침해를 당하면서도 인식을 못 하는 상황인데 인권위가 그 사실을 교육해야 하느냐'는 취지의 글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본인 선택에 의해 입대한 해병대 훈련병들이 두발 규제를 인권침해라고 인식하지 않는 상황에서 인권위가 개입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을 펴면서 동성애자를 예시를 들었다는 것이다.



이후 지난 19일 열린 인권위 상임위에서 송두환 인권위원장을 비롯한 인권위원들이 문구 삭제를 요청했고, 이 위원은 이를 결정문에서 지운 것으로 전해졌다. 발언은 삭제됐지만, 군 두발 규제와 맥락상 무관한 성소수자 혐오 표현을 소수의견으로 제시한 것을 두고 비판이 나왔다.



이 위원은 자신을 상대로 조사하던 인권위 내부 직원을 상대로 보복성 징계와 인사 조치 등을 언급했다는 의혹에도 휘말려있다. 해당 직원이 조사 과정에서 이 위원으로부터 인격권 침해를 당했다며 진정을 제기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이 위원은 "그런 취지로 말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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