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을 위한 사회안전망 구축 시급하다
청년을 위한 사회안전망 구축 시급하다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3.04.17 1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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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연지민 부국장
연지민 부국장

 

경제위기와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우면서 최근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특히 20~30대 청년들이 생활고에 자살을 선택했다는 소식은 우리를 우울하게 만든다.

사회 일선에서 왕성하게 일해야 할 젊은이들이 절망에서 일어서지 못하고 죽음으로 생을 마감하고 있어 한국의 사회안전망 확보가 얼마나 시급한지를 보여준다.

지난 14일 전세사기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20대 피해자가 숨진 채 발견됐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일터에 뛰어들었던 그는 어렵게 일해 모은 돈을 전세금에 넣었다가 9000만원을 날릴 상황에 몰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푼 두푼 정직하게 모은 보증금을 고스란히 떼일 판이었으니 그가 느꼈을 좌절감은 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더구나 보증금을 보전받으려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다 극심한 생활고까지 겪은 그는 결국 극단적인 선택으로 미래를 포기했다.

전세사기로 피해자가 숨진 일은 지난 2월에도 발생했다.

30대 피해자였던 그도 7000만원의 보증금을 받지 못한 채 극단적인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다.

전국에 전세사기가 수백 채에 달한다는 뉴스를 보면 고통을 받는 피해자들의 잠재적 자살 가능성도 커질 수밖에 없다. 피해자들을 구제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그런가 하면 17일에는 60대 부모와 20대 딸이 유서를 남기고 사망해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사망 전 20대 딸이 경찰에 자택의 주소와 현관 비밀번호가 담긴 예약문자를 남기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이 예약문자를 보고 출동한 집에서는 “아프신 부모님을 모시고 간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고 한다.

20대 딸이 짊어졌을 병든 부모의 삶과 무게가 느껴져 더욱 안타깝게 한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계층은 청년들이다.

자립할 시기에 경제불황은 젊은이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임금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빈곤해지게 만든다. 그럼에도 젊다는 이유로 사회안전망 구축 대상에서 소외되기 쉽다.

노인과 소외계층에 대한 복지는 확대됨에도 젊은이들을 위한 복지는 유예되고 소홀해지기 때문이다. 결국 경제적 늪에 빠져 좌절하면서 삶을 포기하는 청년들이 늘어나는 것이다.

2023년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인의 자살률과 우울증, 홀로 사는 노인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감소추세에 있던 한국인들의 자살률은 2021년 인구 10만 명당 26명으로 전년 25.7명보다 증가했다. 그중에서도 2021년 20대 사망 원인 중 56.8%, 30대 40.6%가 자살로 나타났다. 20대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들은 2017년 16.5명에서 2021년 23.5명으로 늘어 4년 사이 42.4%나 급증해 그 심각성을 드러냈다.

청년층의 자살률 급증은 살기 매우 어렵다는 말이기도 하다. 청년을 위한 사회안전망 구축에 국가가 시급히 나서야 한다는 경고등이다.

사회안전망은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는 장치이다. 한국에서는 IMF 경제위기 때 사회안전망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이후 사회안전망 구축에 힘을 쏟았지만 그 범위가 극히 제한적으로 운용되면서 포괄적 사회안전망 구축 요구가 제기돼 왔다.

경기 위축으로 청년들이 설 자리를 잃는 지금, 무엇보다 그들을 위한 사회안전망 구축에 힘써야 한다.

젊은이들이 꿈과 미래를 포기하지 않도록 경제적으로 넓고 두텁게 복지를 확대해 나갈 때 한국의 미래도 빠르게 긍정성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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